로페스 오브라도르 , 트럼프에 맞대응 거듭 자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유입을 두고 멕시코의 대응에 불만을 표출한 가운데 정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비난 발언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자 미국과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밀레니오 TV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좋은 관계에 구름을 드리우는, 이민을 둘러싼 마찰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남쪽 국경의 불법 이민자 유입과 관련, 멕시코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거듭 불만을 표출하면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는 멕시코가 우리 남쪽 국경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며 "멕시코는 틀렸고 나는 곧 답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불법 이민자 및 마약 유입과 관련, 멕시코가 향후 1년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며 적극적인 해결책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강경 발언에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민 억제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면 대응을 자제해왔다.
암로는 작년 12월에 취임한 이후 미국이 중미 3국의 경제개발을 도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을 줄일 수 있다는 해법을 일관되게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려고 노력해왔다.
한편 암로는 정부가 2021년까지 필요한 모든 예산 지원과 세금 감면을 통해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의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페멕스가 이 기간에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자력 생존 기반을 회복하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페멕스가 자신의 남은 임기 동안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집권 후 페멕스의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범죄조직이 페멕스가 운영하는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고, 재정 조달에 대한 일각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정유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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