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원상복구 요구하며 연일 반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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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이 집단 민원으로 시끌시끌하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최근 포항에서는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 장례식장, 헬기 격납고, 오피스텔 건립과 가동을 놓고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남구 오천읍과 제철동 주민은 인근 호동에 있는 포항시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포항시는 2016년 6월부터 최근까지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있는 호동 4만5천㎡ 땅에 민자 826억원을 포함해 정부·시 예산 등 1천534억원을 들여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을 지어 지난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생활폐기물에너지시설은 주민이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를 땅에 묻는 대신 고형연료(SRF)로 가공한 뒤 850∼900도로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
시는 기존 소각시설보다 전처리 과정을 거쳐 태우지 못하는 쓰레기 30%를 걸러내고 먼지 배출량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철동과 오천읍 주민은 악취가 나고 태우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미세먼지 등이 발생해 피해를 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천읍 주민 400명은 이달 18일 오천읍 근린공원에서 집회를 하는 등 제철동과 오천읍 주민은 4월과 5월에 수차례 집회를 하며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생활쓰레기를 반입할 때 악취가 일부 날 수 있지만 완전 연소를 하기 때문에 시설 용지 경계를 넘어서면 악취가 나지 않는다"며 "주민이 악취라고 느끼는 것은 이전부터 철강산업단지 공단에서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집진시설을 갖춰 미세먼지 발생을 줄였고 현재 설계대로 운용하면 연간 먼지 발생량이 2.6t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며 "다이옥신을 비롯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법정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 주민을 위한 지원조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남구 대잠동 포항자이아파트 1천500여 가구 주민은 아파트단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장례식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곳은 한 업체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 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가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자 지난해 12월 대법원까지 간 행정소송에서 이겨 시에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한 상태다.
아파트 주민들은 "포항 관문인 대잠사거리 인근에 장례식장이 들어서면 포항 이미지가 더 악화하고 직선으로 25m 떨어진 자이아파트 주민이 생활 불편과 정신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이달 15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시청과 아파트 주변에서 수차례 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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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가 포항공항에 건설하는 헬기부대 격납고도 인근 동해면, 청림동, 제철동 주민 반발로 주춤하고 있다.
해병대는 2021년까지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 헬기 이착륙장, 격납고, 정비시설을 만든 뒤 20여대의 상륙기동헬기를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주민들은 "헬기부대가 들어오면 고도제한, 행위제한과 토지·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주민 재산과 지역발전에 피해가 발생하는 데도 주민과 협의 없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며 "소음과 분진으로 농축산 피해가 나고 교육환경과 생활환경이 나빠진다"고 주장했다.
주민 수백명은 4월 11일과 이달 17일 해병대 1사단 앞에서 헬기부대 격납고 건설반대 주민 궐기대회를 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포항시와 주민은 해병대와 운명 공동체로 안보와 국민 편익을 위해 고민하고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북구 죽도동 오피스텔 공사장 주변 주민도 최근 매일 저녁 공사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죽도동 40여 가구 주민은 인근 한 오피스텔 공사장 터파기 공사 중 지하수가 대량으로 나온 이후 주변 지반이 침하하거나 집이 기우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는 이에 지하 흙막이 구조체에 변형이 발생했다는 현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공사중지를 명했다.
공사업체는 5억원을 들여 보상 또는 복구했고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책을 마련해 공사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은 "가끔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는 등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원상복구와 피해보상"이라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 요구에 따라 보상하거나 복구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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