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사…"盧전대통령 인권비전, 北에 전달되길…통일한국 지지"
권양숙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가족 만나 자신이 그린 초상화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모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저희 사이에 의견 차이는 있었으나 그런 차이가 한미 동맹의 중요성, 공동의 가치에 우선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한미동맹 관계를 회고하며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준 중요한 동맹국이었다"면서 "미국은 이라크 자유수호 전쟁에 대한민국이 기여한 점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저와 노 전 대통령은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체결했다"면서 "양국은 세계 최대의 교역국으로서 서로에 의지하는 동시에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경제는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양국 교류를 촉진하고자 대한민국을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포함하기도 했고,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중요한 위상을 인정하기 위해 한국을 G20(주요 20개국) 국가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모든 한국인이 평화롭게 거주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민주주의가 확산하고 모두를 위한 기본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 한국의 꿈을 지지한다"며 "한국의 인권에 대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전이 국경을 넘어 북에까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 앞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권양숙 여사 등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을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 여사와 권 여사, 노건호 씨, 아주 귀엽고 아름다운 (노 전 대통령의) 손자·손녀 세 분을 뵙고 환담했다"며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러 방문했다고 말씀드리고 제가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초상화를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면서 친절하고 따뜻한,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다"며 "그 목소리를 내는 대상에 미국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아주 겸손한 한 분을 그렸다"면서 "훌륭한 성과와 업적 외에도 그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가치와 가족, 국가, 그리고 공동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생을 떠날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고 했음에도 여러분이 더 소중한 경의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데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사랑한 소중한 마을과 노무현재단의 노력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마음이 전달되고 있다"면서 "엄숙한 10주기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김해에 오기 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사실을 전하면서 "(노 전 대통령 당시) 비서실장께 환대를 받았는데, 그 비서실장이 바로 여러분의 현 대통령"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