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빈곤 지역은 서러워…박봉에 교사들 항의시위까지

입력 2019-05-23 16:00  

中 빈곤 지역은 서러워…박봉에 교사들 항의시위까지
가난한 지역은 교사 구하기도 힘들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박봉에 항의하는 교사들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는 중국 빈곤 지역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성 젠양(簡陽)시의 초·중등 공립학교 교사 200여 명은 전날 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박봉과 임금 차별에 항의하는 연대 서한문을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정부의 사회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공립학교 교사들이 시위에 나서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교사들은 직접 서명한 이 서한문을 통해 "젠양시의 1만여 교사들은 수년간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우리는 법적인 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며, 공무원들과 같은 월급을 받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 법규는 공립학교 교사와 공무원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젠양시 교사들은 기본급 외에 상여금과 다른 보수에서 공무원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왔다.
한 중학교 교사는 "올해 시 공무원들은 3만9천800위안(약 685만원)의 상여금을 받았지만, 교사들은 1만4천500위안(약 248만원)밖에 받지 못했다"며 "공무원과 교사의 상여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는 "12년 동안 교단에 섰지만, 월급은 3천400위안(약 58만원)밖에 안 된다"며 "교사들을 존경하고 교육을 우선시한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수입은 사회 밑바닥 수준"이라고 한탄했다.
젠양시 정부는 이들의 항의시위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성(省)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현재 시위에 참여한 교사들의 소셜미디어 채팅룸은 폐쇄된 상태이며, 항의시위 소식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차단됐다.
SCMP는 이번 시위가 중국 빈곤 지역 교사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역 정부가 공립학교 교사들의 봉급을 책임지기 때문에 재정 상태가 나쁜 지역의 교사들은 월급도 적고 대우도 그리 좋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안후이(安徽)성의 교사들이 상여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항의시위에 나서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지역은 교사를 구하는 일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후이성과 더불어 중국의 대표적인 빈곤 지역으로 꼽히는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2천여 명의 초·중등교사 채용에 나섰지만, 박봉 등의 문제로 인해 상당 기간 단 한 명의 구직 신청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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