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盧 전 대통령, 미래 바라본 선구자"…권양숙 여사와 환담(종합)

입력 2019-05-23 18:52   수정 2019-05-24 06:54

부시 "盧 전 대통령, 미래 바라본 선구자"…권양숙 여사와 환담(종합)
추도식 전 30분간 대화…김정숙 여사·문의장·이총리 등도 동석
부시, 盧 전 대통령 초상화 선물…권 여사, 판화작품 등으로 답례



(서울·김해=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김여솔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앞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환담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 '대통령의 집'에서 30분간 이뤄진 환담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도 함께했다.
부시 가문과 인연이 깊어 부시 전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 성사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풍산그룹 류진 회장도 환담 자리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을 "미래를 바라보았던 선구자이자 친절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고 노무현재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손녀와 팔짱 끼고 입장한 부시…너럭바위 참배 / 연합뉴스 (Yonhapnews)
권양숙 여사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부인 로라 부시 여사의 안부를 물었고, 부시 전 대통령은 "아내가 2005년 11월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오찬을 좋은 기억으로 떠올리곤 한다"며 인사를 전했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최근 아버지(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와 어머니, 장모를 여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오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슬프기보다는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말씀드렸다. 정말 좋은 아버지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종 때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또한 부시 전 대통령은 "제가 큰 위험을 무릅썼는데, 그건 바로 화가가 된 일"이라는 농담과 함께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권 여사에게 선물했다.
권 여사는 답례로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이 두 손을 맞잡은 모습을 새긴 판화작품과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10주기 특별 티셔츠를 선물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판화는 정찬민 작가의 작품이고, 10주기 티셔츠에는 '미생' 만화가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권 여사는 환담 장소인 사랑채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노 전 대통령이 아꼈었다는 얘기를 부시 전 대통령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손녀인 노서은 양의 안내로 서재를 둘러본 뒤 추도식장으로 이동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했고, 이후 노 전 대통령 묘역과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로 이동해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설계한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동행해 부시 전 대통령에게 묘역 설계 취지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권 여사와 김 여사, 이 총리, 여야 지도부 및 의원들은 추도식 행사 직후 사저 정원으로 이동해 환담했다.
의원들은 권 여사에게 "이제 좀 쉬시라"고 권했고, 권 여사는 "고맙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준비된 다과를 나눠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며 "상경을 위한 비행기 출발 시간에 쫓겨 의원들이 사저에 머문 시간은 10여분으로 짧았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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