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나 선거운동에 특혜 준다는 인상 남기지 않으려는 목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광고 유치에 대한 수수료 지급을 중단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광고를 수주해온 직원들에게 수수료를 줬는데 이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2020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대한 대응 전략을 손질한 것으로 WSJ은 풀이했다.
페이스북의 새 접근법은 선거운동 광고와 관련해 직원들이 '많을수록 좋다'는 전략에 매달리도록 하는 인센티브(장려금)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영업사원들은 더 이상 수주 목표를 채우거나 초과 달성했는지를 근거로 보수를 받지 않는다.
대신 종전에 수수료를 벌던 직원들에게는 이런 변화에 따른 보상을 위해 기본급여를 올려줬다.
이번 조치는 전국 단위 선거부터 지역 선거까지 모두 적용된다. 페이스북이 특정 후보나 선거운동에 특혜를 준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WSJ은 "페이스북의 새로운 정치광고 사업 모델은 2016년 선거로부터의 급격한 선회"라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페이스북과 경쟁사인 구글이 모두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본부에 선거자금 모금에서 유권자 공략 전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광고 조언을 제공했다.
페이스북에 정치광고는 한때 성장 분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두통거리로 전락했다고 전직 직원과 선거운동 분야 직원들은 WSJ에 말했다.
특히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시도가 폭로된 이후에는 페이스북에서 정치광고 전면금지 방안까지 논의됐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최종결정은 계속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다만 사업 방식에는 변화를 주기로 했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선거 공공정책 국장인 케이티 하바스는 페이스북이 정치광고 사업을 매출 수입원보다는 시민적 책무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는 가짜뉴스 등에 대한 대응 강화의 하나로 풀이된다. 2016년 대선 때는 러시아 요원들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지난해 미 중간선거 때 이른바 '워룸'(작전상황실)을 차리고 가짜뉴스를 감시하기도 했다. 또 최근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는 정치광고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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