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집행위원장 중 최소 1명 여성 선출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럽연합(EU)의 주요 정치인들이 차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EU 집행위원장 가운데 최소 한 자리에는 여성을 선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EU의 주요 정치인 70명은 최근 성명을 통해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표하는 것은 모두에게 유익하다면서 이제 성별 균형이 맞는 EU 집행위원회를 구성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EU 집행위원장을 지낸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와 벨기에 총리 출신의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 같은 성명은 EU가 이날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를 기점으로 EU의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 도날트 투스크가 맡고 있는 EU 정상회의 의장은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자리이며, 장클로드 융커가 맡고 있는 집행위원장은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직책이다.
이 두 자리는 EU에서 가장 상징적인 직책들로, 지금까지는 모두 남성이 맡았고 여성이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1명의 집행위원 중에서도 여성은 8명뿐이며 집행위 부위원장 6명 가운데 여성은 단 한명이다.
EU 정상들은 유럽의회 선거 종료 이틀 후인 오는 28일 만나 차기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 의장 후보 추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두 직책의 여성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알려졌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거론됐으나 메르켈 총리는 계속해서 관심이 없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28개 회원국 연합체인 EU에서는 회원국 정상들 모임인 EU 정상회의가 집행위원장 후보를 추천하고, 유럽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절차를 밟는다.
여기에다가 EU는 지난 2014년부터 유럽의회 선거결과와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을 연계하도록 함으로써 집행위원장을 사실상 직선제로 뽑는 효과를 내도록 했다.
EU 정상회의는 늦어도 내달 20, 21일 열리는 정례 정상회의 이전엔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정상회의가 집행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 유럽의회는 오는 7월 본회의에서 집행위원장을 뽑게 된다.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차기 집행위원단은 오는 11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EU 집행위원장을 유럽의회에서 공식 선출하기에 앞서 EU는 유럽의회를 이끌 의장을 선출하게 된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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