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계 괜찮을까"…수소탱크 폭발에 입주업체들 망연자실

입력 2019-05-24 14:38   수정 2019-05-24 14:45

"우리 기계 괜찮을까"…수소탱크 폭발에 입주업체들 망연자실
안전진단 끝나야 피해 확인 가능…공장 완파돼 재산피해 상당할 듯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박영서 기자 = 날아가 찢어지고 어지럽게 널브러진 잔해와 앙상하게 남은 뼈대.
24일 하늘에서 바라본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폭발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강릉 수소탱크 폭발 상황 기상청 CCTV에 찍혀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날 사고현장을 찾은 입주업체 직원 수십 명은 처참히 부서진 건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이들은 건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경찰 통제선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아직 피해건물 안전진단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는 답답한 마음에 취재진에게 다가와 사무실을 클로즈업으로 촬영해 보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수소탱크 폭발의 직격탄을 맞은 벤처2공장은 주로 세라믹 계열 제품 생산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3층에서 세라믹 분리막 하수 정수 여과 장치를 생산하는 김모(31)씨는 전날 퇴근 후 회사를 빠져나왔다가 사고 소식을 들은 즉시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폭격을 맞은 듯 처참히 부서진 사무실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이날 다시 현장을 찾았지만, 경찰의 통제로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쳐 다들 착잡한 마음"이라며 "외벽이 무너진 것만 봤을 뿐 공장 안의 정밀 기계나 생산 제품들을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무실 안에는 세라믹 제품 생산 설비와 함께 납품할 완제품들이 쌓여 있는 상태라고 그는 전했다.

현재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뉜 강릉벤처공장에는 23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강원도가 지역 전략산업 및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고자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춘천, 원주, 강릉, 삼척 등 4곳에 단지를 운영 중이다.
사고가 난 강릉벤처공장은 2007년 준공됐으며 벤처공장을 비롯해 세라믹 신소재 지원센터, SoP 지원센터, 반도체 부재 공장동으로 구성돼 있다.
지원센터에 입주한 기업까지 합하면 모두 42개 업체가 이곳을 거점으로 기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직 재산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폭발이 일어난 벤처1공장은 완파된 데다 가까이 있던 2공장도 절반가량 파손돼 입주업체들의 재산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사고현장을 찾아 "피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 사고가 잘 수습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정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철두철미한 사고 원인 조사와 보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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