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세계는 들끓는다
▲ 헤겔과 그 적들 = 남기호 지음.
독일 철학자 헤겔(1770∼1831)을 향한 상투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호 연세대 교수가 논박한 책.
헤겔은 흔히 전체주의와 왕정복고를 옹호한 프로이센 국가 철학자로 일컬어진다. 현대 철학자 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헤겔을 나치즘 인종주의의 사상적 선구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는 "헤겔은 드물고 기이한 평가에 시달린 철학자"라며 "비록 성숙한 헤겔의 어조는 절제됐으며, 그 표현은 신중하게 선택된 것일 수 있어도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면서까지 현 상황과 타협한 증거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철학의 체계, 자유주의를 진보주의로 보는 시각,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대립적으로 여기는 관점을 교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월의책. 332쪽. 2만원.
▲ 아더 마인즈 = 피터 고프리스미스 지음. 김수빈 옮김.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하는 정신철학 연구자이자 호주 시드니대 교수인 저자가 바다에 사는 생물인 문어를 통해 '마음'을 분석했다.
문어는 몸에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뉴런이 5억 개 정도 있다. 인간이 보유한 약 1천억 개보다는 적지만, 개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문어는 학습을 통해 간단한 미로를 통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저자는 "문어는 포식자로 이동과 사냥을 한다"며 "문제 해결 능력은 문어의 기회주의적 생활 방식에 대응해 진화를 통해 뇌를 변경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문어 사례를 통해 다른 동물의 정신에도 고유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김. 366쪽. 1만6천원.
▲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 조지프 헨릭 지음. 주명진·이병권 옮김.
인류가 포유류를 압도하는 신체 능력을 지니지 못했음에도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조지프 헨릭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문화'에서 답을 찾는다. 180만∼200만 년 전쯤에 인류가 '진화의 루비콘강'을 건넌 뒤 문화가 유전자 진화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예컨대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에 거주한 인간은 18세기 말까지 매우 단순한 도구 24가지만 사용했는데, 저자는 그 이유로 규모가 작은 집단과 교류의 부재를 제시한다.
그는 문화와 유전자가 함께 진화했다는 가정 없이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동물 종이 창조와 혁신을 이뤄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결론짓는다.
뿌리와이파리. 656쪽. 2만8천원.
▲ 세계는 들끓는다 = 놈 촘스키 지음. 천지현 옮김.
언론인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미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놈 촘스키와 2013년 6월부터 4년간 진행한 12차례 인터뷰를 엮었다.
촘스키는 신자유주의 득세와 민주주의 퇴보, 테러로부터 방어를 강조하는 미국 대외정책,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위기를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2017년 6월 인터뷰에서 한반도가 분단된 주된 책임은 미국에 있고, 북한이 파멸의 위협을 당하는 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한다.
이어 미국 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이라는 조건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비. 316쪽. 1만6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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