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부패 스캔들로 물러났던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 소속의 전 부총리가 문제의 영상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고소했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3명이 영상을 만든 공범으로 보인다"며 이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슈트라헤는 부총리가 되기 전인 2017년 스페인 이비사섬에서 러시아 재벌의 조카라는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대가로 재정 후원을 요구하고 정치자금법 규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최근 폭로되자 사퇴했다.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슈트라헤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인 18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당과 구성했던 연립정부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슈트라헤는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이 유출됐다면서 최대한 배상 책임을 물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게 아니라 의견을 주고 받았던 것뿐이고 그런 의견 교환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극우 자유당은 동영상에 나온 슈트라헤와 자유당 소속 요한 구데누스가 자신들이 촬영되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불법이라면서 영상 촬영, 유포자들을 비난했다.
슈트라헤는 영상을 찍은 것으로 추정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고 러시아 여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DPA통신은 슈트라헤의 변호사를 인용해 동영상에 나온 여성과 처음 만남을 주선한 변호사, 여성의 동료인 척했던 사립 탐정 등 3명이 고소 대상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연립정부를 붕괴시킨 이 동영상은 이비사섬의 고급 빌라에서 정교한 구도로 촬영됐다. 이 영상은 현지 언론이 아닌 독일 언론에서 먼저 폭로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영상 불법 촬영과 관련해서도 이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슈트라헤와 다른 자유당 의원들이 신분을 속인 러시아 여성과 정부 사업권을 거래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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