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포르투갈 또 만난 조영욱 "'제가 복수했다' 말하고 싶어요"

입력 2019-05-25 06:00  

[U20월드컵] 포르투갈 또 만난 조영욱 "'제가 복수했다' 말하고 싶어요"
2년 전 포르투갈과 16강전 패배 설욕 다짐…"우선 한 골만 넣고 싶다"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형들에게 연락하면서 '제가 복수했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을 꿈꾸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맏형 조영욱(20·FC서울)의 바람이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의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과는 U-20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맞붙는 묘한 인연을 쌓게 됐다.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은 포르투갈과 만나 1-3으로 졌다.
이번 폴란드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에는 2년 전 포르투갈전 패배를 그라운드에서 지켜본 선수가 딱 한 명 있다.
바로 조영욱이다. 조영욱은 당시 대표팀 막내였지만 16강전까지 우리 대표팀이 치른 4경기를 모두 뛰었다.

조영욱은 대표팀이 24일 비엘스코-비아와 리고타 훈련장에서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하기 전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먼저 조영욱은 '2년 전 1차전을 앞뒀을 때도 생각이 많아져서 낮잠을 못 잤는데 오늘도 낮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갈 중앙수비수들을 어떻게 뚫어내야 할까 등 여러 생각에 잠을 쉽게 못 들었던 거 같다"면서 "내가 잘하는 침투 움직임이나 우리가 준비하는 카운터어택 등을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한번 경험을 했지만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다"라고도 했다.


이어 '복수' 얘기가 나왔다.
조영욱은 "아무래도 우리 팀원들보다 제가 더 그런 것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다시 지면 혼날 거 같은데…"라고 잠시 웃고 나서는 바로 얼굴색을 바꾸고는 "경기장에서 2년 전 받은 것을 꼭 복수해 형들에게 연락하면서 '제가 복수했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포르투갈 대표팀에는 2년 전 한국과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 다섯 명이 다시 포함됐다.
선발 출전했던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와 풀백 디오구 달로트를 비롯해 후반 교체 투입됐던 플로렌티누 루이스, 제드송, 미겔 루이스가 두 번째 U-20 월드컵 출전을 준비 중이다.
조영욱은 "그 선수들도 좋은 선수니 두 번 뛰는 거라 생각한다"면서 "이번에는 꼭 이겨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물론 조영욱도 포르투갈이 넘기 힘든 벽인 것은 잘 안다.
그는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패한다는 가정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곧 "이번 대회가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2, 3차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지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와 한 조에 속해 16강행 티켓을 다툰다.
조영욱은 골에 대한 간절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2017년에는 4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던 그였다.
그는 "한 골만 넣으면 더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한 골 넣으면 자연스럽게 더 들어갈 수도 있는 거니 우선 한 골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감독님들이 많이 불러주시고 기회를 주신 덕분에 20세 이하 대표팀 경기를 생각보다 많이 뛰었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특히 정정용 현 감독님과는 워낙 어릴 때부터 같이 해온 만큼 마지막에 선물 하나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골 세리머니는 원래 잘 생각을 안 한다"는 그였지만 "포르투갈전이 아니더라도 득점에 성공하면 엠블럼에 키스 한번 해보고 싶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2년 전 대표팀 컬러는 공격적이었다. 지금 대표팀은 워낙 강팀들과 한 조에 속하다 보니 '선수비 후역습'에 중점을 둔다.
이에 대해 조영욱은 "2년 전보다는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수비만 하는 팀은 아니다"라면서 "공격수에게 경기마다 골 찬스는 온다. 그 기회만 잘 살려 골을 넣는다면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공격수들은 경기 때마다 얼마 오지 않는 찬스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에도 스타 플레이어가 있고 재작년에도 있었다. 그 뒤로 열심히 뛰어준 선수도 있다. 2년 전과 지금의 대표팀은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현 대표팀 선수들은 4강, 나아가 우승을 목표로 얘기한다. 조영욱은 경험이 있기에 이 목표가 얼마나 이루기 힘든 일인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조영욱은 "자신감 있는 모습은 상당히 보기 좋은 것 같다"면서 "다만 그 자신감이 경기장에서 나왔을 때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겠지만 말에 그치게 된다면 꿈으로만 끝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하고, 선수들도 다 알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감독님도 말로만 하지 말고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선수들이 그런 목표를 잡는 것은 그만큼의 각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면서 "나도 더 올라갈 데까지 올라가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영욱은 소속팀이 라이벌 관계인 전세진(수원)과 이번 대회에서 투톱으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조영욱은 "소속팀은 라이벌이지만 서로 걱정하고 위로하는 사이다"라면서 "같은 팀이 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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