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다시는 청년 노동자들을 떠나보내지 않을게."
스크린도어 정비직원이던 '구의역 김군'의 사망 사건 3주기(28일)를 앞둔 25일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이 당시 사고 현장에 모여 고인의 넋을 달랬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고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고(故) 김모(당시 19세)군을 추모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김군처럼 작업 현장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유가족 등 약 250여명이 참석해 함께 고인을 기렸다.
김군의 생전 동료인 코레일PSD노조의 임선재 씨는 추모 편지에서 "3년 전 네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이후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며 "이율·효율보다 생명·안전, 외주화·용역 아닌 정규직. 하지만 노력이 말로만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씨는 "너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 노동자의 죽음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묻는 사람들, 그런 사회를 만들고자 행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싸우다 보면 언젠가는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다시는 청년 노동자들을 떠나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여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구의역 사고 후 스크린도어 사고가 2년 만에 70% 줄었지만 지하철 현장을 벗어나 보면 사회에는 또 다른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작년 말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동지의 죽음 후 산업안전법이 개정됐지만 또 다른 김군의 죽음을 막을 법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재사망·사회적참사 유가족 모임인 '다시는'의 이상영 씨는 "구의역 사고를 보면서도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지 못했지만, 내 자식이 현장실습에서 기계에 깔려 죽는 모습을 보는 순간 이 아픔이 부모의 아픔이라는 걸 느꼈다"며 "이런 사고를 겪으면서도 정부, 특히 노동부는 변화가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김군이 숨진 장소인 구의역 9-4 승강장에 국화를 헌화했다.
일반 시민들도 헌화에 참여하면서 구의역 승강장에 수십m짜리 줄이 만들어졌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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