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주도로 1만명 모여…터키 에르도안 거론하며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비리 혐의를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군중 1만명은 이날 텔아비브 박물관 근처 광장을 메운 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기소 면제가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집권당인 리쿠드당에 이어 2위로 선전한 중도정당연합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등 야당들이 주도했다.
시위에 참석한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을 독재국가로 바꾸려고 시도 중"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왕족이나 술탄(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황제를 일컫는 말)의 사유재산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백당의 2인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네타냐후 총리를 터키의 절대 권력자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비교한 뒤 "우리는 네타냐후가 나라를 파괴하고 (에르도안과 같은) 독재자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진도 눈에 띄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5/26/AKR20190526057200079_01_i.jpg)
야당과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를 구성한 뒤 검찰 기소를 피할 방안을 시도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총선에서 리쿠드당의 승리를 이끈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9일까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정당 지도자들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상황에서 일부 리쿠드당 의원들이 지난주 국회의원에 대한 기소를 면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올해 2월 말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 사업가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26만4천 달러 상당(약 3억원)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소되더라도 사임할 의무가 없지만, 야당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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