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럽의회 선거서 '브렉시트 혼란' 초래 양대 정당 심판

입력 2019-05-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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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유럽의회 선거서 '브렉시트 혼란' 초래 양대 정당 심판
보수·노동당에 등돌리고 브렉시트당·자유민주당으로 옮겨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뚜껑을 연 결과 기존 보수당과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이달 초 열린 '2019년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한번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국 혼란을 가중한 이들 정당에 대한 심판을 내렸다.
이날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개표 초반 신생 브렉시트당과 기존 중소정당인 자유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 BBC 방송은 선거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이 1위를, 자유민주당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보수당은 10% 내외의 지지를 얻어 4∼5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내에서는 이같은 초반 개표 결과를 유권자들이 브렉시트 혼란에 대해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했다.
영국 국민들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51.9%, 반대 48.1%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 3월 29일을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EU와의 합의안이 의회의 벽에 부딪히면서 10월 말로 연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24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브렉시트 정국 혼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EU 탈퇴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여전히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 보수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브렉시트당을 대거 지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 등이 주축이 돼 지난 2월 창당한 브렉시트당은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한다.
패라지 대표는 유럽의회 선거 캠페인 기간 영국의 정치 시스템이 망가져 있으며, 의회와 정부가 브렉시트를 좌절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가능한 한 빨리 EU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당 지지자를 포함해 EU 잔류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지지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민주당은 브렉시트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운 정당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브렉시트는 헛소리"(Bollocks to Brexit)라는 슬로건 아래 이를 멈추기 위해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추락, 브렉시트당의 부상은 이미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예상돼 왔다.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가 지난 12일 보도한 유럽의회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서 브렉시트당은 전체의 3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노동당 지지율이 21%로 브렉시트당과 격차가 있는 2위였고, 올해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자유민주당이 12%로 3위에 올랐다.
집권 보수당은 브렉시트당의 3분의 1에 불과한 11%의 지지율로 4위에 그쳐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는 지난 2일 열린 영국의 '2019 지방선거' 결과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투표를 시행한 잉글랜드 248개 지역 개표를 완료한 결과 중앙정부 집권당인 보수당은 2015년 선거 대비 무려 1천334석을 잃는 기록적인 패배를 맛봤다.
반사이익이 기대되던 노동당 역시 82석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민주당은 무려 703석을 늘리며 약진했고, 녹색당 역시 194석을 늘렸다.
브렉시트당은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자를 내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통상 지방선거가 주택, 주차, 주민세 등 지방 이슈에 대한 심판 성격을 가지지만, 이번에는 브렉시트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결국 불과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에 열린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브렉시트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자신의 표심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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