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꽃계단 앞에서 감상하는 한·중 전통정원(종합)

입력 2019-05-27 14:58  

창덕궁 꽃계단 앞에서 감상하는 한·중 전통정원(종합)
국립문화재연구소 창립 50주년 특별사진전·심포지엄
"전통정원 대중화, 동아시아 정원 세계화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을 구성하는 전각들인 선정전(宣政殿)과 대조전(大造殿) 권역 사이에는 화계(花階·꽃계단)를 조성한 뜰이 있다.
때 이른 더위를 식히는 호우(好雨)가 아침부터 내린 27일, 비를 피해 처마 아래에 서니 울창한 푸른 나무 아래로 낯선 시설물들이 보인다. 움집 혹은 중국 정원에 있는 산 모형인 가산(假山)을 연상시키는 흰색 천막 중에는 모니터가 설치된 작품 5개가 있다.
천막에 들어가 모니터를 응시하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고요한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 사진이 펼쳐진다. 한국과 중국에서 손꼽는 전통정원을 촬영한 이미지다.
이원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동아시아 정원은 구경을 위한 서양 정원과 달리 명상하고 소요하는 공간이었다"며 "선정전 뒤뜰은 정원 사진을 보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창덕궁 편전인 선정전 뒤뜰에서 2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한국 전통정원과 중국 정원인 원림(園林)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보여주는 사진전 '옛 뜰(庭)을 거닐다'가 열린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중국 베이징시공원관리중심, 주중 한국문화원과 함께 마련한 한·중 전통정원 특별사진전이다.
하얀 비닐과 나무를 활용해 만든 미로 같은 도입부를 지나면 정원 곳곳에 천막이 있다.
모니터 5개는 각각 다른 주제로 한국과 중국 정원을 비교한다. 중국 황가(皇家) 원림, 사가(私家) 원림, 사관(寺觀·불교 사원과 도교 도관) 원림, 풍경 명승, 도시공원에 해당하는 성시 원림이 한국 궁궐 정원·왕릉, 민가·별서(別墅·교외에 따로 지은 집), 사찰·서원, 명승, 전통마을과 짝을 이룬다.
이 연구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로 시설물을 만들었다"며 "사진전이라고 하면 액자만 생각하는데, 조금은 새롭게 전시를 꾸몄다"고 말했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사진 200여장은 한국과 중국 정원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다. 중국 정원은 극적인 대비, 한국 정원은 자연과 조화가 돋보인다.
이 연구사는 "중국에서는 시나 그림에 나오는 이상적 경관을 정원에 구현하려고 했다"며 "수평적 평야에 수직적 나무를 심는 식으로 대비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정원에 대해서는 "크게 장식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독특한 미학을 구축했다"며 "한국 전통정원의 정체성이 아직 명확하게 확립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나 일본 정원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역설했다.
연구소는 앞서 2017년과 지난해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정원 사진전을 두 차례 개최했으나, 한국에서 한·중 정원 사진전을 하기는 처음이다.



연구소는 27일 오전 개막 행사에 이어 오후에는 창덕궁 서향각 일원에서 '한·중·일 전통정원의 보존관리 협력을 위한 전문가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베이징 역사 명원의 보호와 발전, 중국 이허위안 산수 조원예술 연구, 한국 전통정원 보존관리와 원형 복원을 위한 패러다임, 한·중·일 명승 지정 정원유적의 보존관리 정책, 근대 일본 역사적 정원의 보존과 활용 동향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 연구사는 "전통정원의 대중화와 동아시아 정원의 세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자 한다"며 "현대 정원과는 구별되는 우리 전통정원만의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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