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 병목현상에도 등반제한 계획 없어"

입력 2019-05-27 10:50   수정 2019-05-27 10:56

네팔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 병목현상에도 등반제한 계획 없어"
NYT "정상은 무법 동물원 같은 북새통"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네팔 정부는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병목' 현상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베레스트 등반객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등반객 로빈 피셔는 25일(현지시간) 새벽 에베레스트 정상(8천848m)에 올랐으나 고산증을 일으켜 하산 도중 사망, 올 시즌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10번째 희생자가 됐다.
올 에베레스트 등반 시즌은 날씨가 좋지 않아 전 세계로부터 몰려온 수많은 등반객이 날씨가 좋은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으며 특히 '힐러리 스텝' 등 정상 부근 좁은 등로에 이른바 병목현상이 심화해 인명 사고의 요인이 되고 있다.
네팔 당국은 이번 시즌 381명에 에베레스트 등반허가를 발부했으며 등반허가를 받으려면 1인당 8천600 파운드(약 1천300만원)를 내야 한다.
여기에 고산 가이드(셰르파)를 비롯한 현지 지원 요원들을 합하면 약 800명이 한꺼번에 정상 부근에 몰릴 수 있다.



특히 근래 1인당 1억원 가까운 참가비를 받고 에베레스트 등정을 안내하는 상업등반이 활발해지면서 등반 경험이 적은 '무자격자'들이 대거 몰려 정상 부근의 병목현상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팔 당국이 등반허가 교부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7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단두라지 기미레 네팔 관광국장은 에베레스트에 '인간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등반허가를 제한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병목현상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고로 인해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날씨가 좋아지면서 정상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IT 업계 종사자인 피셔는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길에 들어서면서 고산증을 일으켜 셰르파들의 긴급 도움을 받았으나 8천600m 지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셔를 안내한 등반업체 '에베레스트 파리바 익스페디션'은 피셔의 시신을 가져오지 못했으며 아직 그곳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에베레스트가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등반 시즌 가운데 하나를 맞고 있다면서 사고가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인재라고 비판했다.
눈사태나 눈보라 강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등반객들이 너무 많아 발생한 사고라면서 네팔 당국이 등반허가를 통제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한 에베레스트 등정객을 인용해 "탁구대 2개 넓이의 에베레스트 정상에 15~20명이 몰려있었으며 그것도 수 시간을 기다려 간신히 올라섰다면서 "사람들은 '셀피'를 찍기 위해 서로 부딪치고 밀치는 등 마치 무법 동물원 같았다"고 전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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