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중 10% 밑으로 '뚝'…동남아·美·英·濠진출 가속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재계 5위 롯데그룹의 '글로벌 진출 지도'가 바뀌고 있다.
한때 전체 해외 매출의 25%를 차지했던 중국 시장의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진 반면 동남아와 미국·영국 등 선진시장의 비중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총 8조 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상승했다.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2017년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7%가량 하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해외 사업 매출이 어느 정도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가별 매출 비중은 큰 변화를 보였다.
2016년 롯데가 약 2조원의 매출을 올렸던 중국에서의 매출은 2017년 1조 1천억원으로 '반감'한 데 이어 지난해는 7천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의 국가별 매출 비중도 2016년 25%(1위)에서 2017년 13.3%(3위), 2018년 7.9%(4위)로 3년 동안 내리막길이었다.
대신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거점인 말레이시아가 2017년과 2018년 연속 롯데 해외 매출 1위 국가로 등극했다. 지난해 롯데의 말레이시아 매출은 2조 7천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천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30.3%를 기록했다.
2위는 매출 비중이 13.5%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3위는 9.0%의 미국이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올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 공장이 완공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롯데는 전했다.
롯데가 진출한 동남아 4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58.4%로, 60%에 육박했다.
선진국 시장 진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이머징 마켓에서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롯데는 올해 1월 오세아니아 면세점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롯데면세점이 호주 JR듀티프리로부터 호주 4개 지점(브리즈번공항점, 멜버른시내점, 다윈공항점, 캔버라공항점)과 뉴질랜드 1개 지점(웰링턴공항점)을 인수한 것이다.
지난 9일 준공식을 한 롯데케미칼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도 선진국 시장 진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6년 6월 착공 후 3년여 만에 완공된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은 아시아 석유화학사 최초로 북미지역 셰일가스를 활용한 에탄크래커(ECC) 사업 진출로 주목받았다.
미국 웨스트레이크(옛 엑시올)와 함께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북미지역의 저렴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연산 100만t 규모의 에틸렌과 70만t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한다.
또 다른 선진국 시장인 영국의 매출 비중도 2017년 4.8%에서 지난해 5.6%로 높아졌다.
롯데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중국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사드 사태 이후 본격화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정책으로 국가별 매출 비중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며 "향후 선진국 시장 진출 확대와 적극적 인수합병 추진 등으로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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