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관에 2천만원 전달…사실에 충실하게 진술"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클럽 '버닝썬'의 공동대표가 사건 무마를 위해 전직 경찰관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이승현·29)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버닝썬 주주인 이성현(46) 공동대표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직 경찰관 강모(44)씨의 속행 공판에 출석해 이렇게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해주는 명목으로 이 대표에게 2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한 전직 경찰관인 그는 이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씨는 이 대표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는 이날 "지난해 7월 25일 강씨에게 돈을 요구받았고, 2천만원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했다"며 "8월 9일 300만원, 17일 1천700만원을 각각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사건 무마를 위해 사재 2천만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즉각 다른 공동대표들과 상의하지 않고, 보전받으려는 노력도 크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제가 승리에게 보고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돈을 준 뒤에 보전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문호 공동대표에게는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2천만원 지출의 증빙자료가 없다는 지적에는 "당시 강씨가 이 사건을 봐준다는 것을 누구나 알았고, 영업정지를 당하면 손해가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에 (지출 사실을) 믿어주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변호인은 처음에는 금품 전달 사실을 부인하던 이 대표가 중간에 태도를 바꾼 점을 지적하며, 수사기관이 개인 비리나 버닝썬 대주주인 전원산업과 이모 회장을 수사할 것처럼 압박하자 거짓 진술을 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냥 사실에 충실하게 진술한 것"이라며 "진술이 조금씩 바뀐 것은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에 불과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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