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8살 아들 잃은 어머니의 호소(종합)

입력 2019-05-27 21:46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8살 아들 잃은 어머니의 호소(종합)
"학부모들이 직접 안전벨트 확인…통학차 체계적 관리를"
경찰 블랙박스 영상 분석…"운전자, 빨간불에 차량 몰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윤태현 기자 = '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8살 아들 A군을 잃은 어머니가 반복해서 같은 사고가 일어나면 안 된다며 최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호소문을 올렸다.
어머니 B씨는 27일 '이 땅의 모든 엄마와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잠깐 밖에 나가 놀고 있을 것 같은 아이, 시간 되면 엄마라면서 들어올 그 아이가 지금 없다는 현실을 자꾸 자각하게 된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노란차(어린이 통학차량)를 태우는 엄마들이 긴장해야 한다'며 다른 학부모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했다.
B씨는 "아들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축구학원이 있었지만, 시설이 좋고 좀 더 전문적으로 보이는 클럽에 아들을 보냈다"며 "아이가 떠나고 보니 그게 가장 멍청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되도록 학원 차량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타까운 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 어머니는 이어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벨트와 차량 상태를 학부모가 직접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B씨는 '같은 학원(축구클럽)에 다녔던 큰아들에게 물어보니 (승합차에서) 안전벨트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며 "아이들이 많아서 3인 자리에 4명씩 앉을 때도 있었고 안전벨트가 고장 난 것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들은 허리 안전벨트를 했지만, 머리에 충격을 받아 사망했다"며 "연령에 맞는 안전벨트인지, 어린이 힘으로 쉽게 착용할 수 있는지를 엄마가 직접 벨트를 채워보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번 사고로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 규정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정부의 체계적인 통학차량 관리도 당부했다.
그는 "노란차를 한 기관이 일괄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큰아들이 대학에 가기 전까지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B씨의 이 블로그 글에는 40여개의 위로 댓글이 달렸다.
A군 아버지도 아내의 블로그에 지난 23일 올린 또 다른 글에서 "노란 셔틀버스는 다 같은 노란 셔틀버스가 아니었다는 것을 아들을 통해 알게 됐다"며 "운전자 외 보호자가 없어도 되는 차량이었고, 전문 운전자가 아닌 24살 초보운전자인 코치가 운전해도 되는 차량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7시 58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사설 축구클럽의 스타렉스 승합차와 카니발 승합차가 충돌해 스타렉스 승합차에 타고 있던 A군 등 초등생 2명이 숨지고, 카니발 운전자(48·여) 등 6명이 다쳤다.
경찰은 신호를 위반하고 제한 속도를 초과해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낸 축구클럽 코치(24)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이 코치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전) 황색 신호인 것을 보고 빨리 지나가기 위해 교차로에 진입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사고 당시 주변 차량에서 확보한 블랙박스 2대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코치는 신호등에 정차 신호인 빨간불이 들어왔을 때 차량을 몰고 교차로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고 피해자들의 부모가 대책과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쓴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까지 9만여명이 동의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교육이나 문화 등과 관련, 어린이를 운송하는 모든 차량에 '세림이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할 계획이다.


tomato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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