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자체 생산 와인 판매…시 '청포도'에서 영감 얻어 산업화
(안동=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민족 시인 이육사 선생이 노래한 고향의 청포도가 와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북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이육사 고향 도산면에 와이너리를 완공해 28일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권영세 안동시장, 조영일 이육사문학관장, 이육사 선생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여사, 와인제조 관계자, 포도재배 농업인 등이 참석했다.
안동 출신인 이육사 시에서 영감을 얻어 선생 생가 인근에서 청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었다.
안동농업기술센터는 도산면 일원을 거점으로 201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청포도 적응시험 재배를 본격 시작했다.
그 뒤 농가를 대상으로 작목반을 만들어 재배 기술 교육을 하고 현장 지도로 청포도단지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어 2017년 경북도 특화사업 공모에서 우수 모델로 뽑혀 받은 2억4천만원 등 모두 3억원으로 도산면 토계리에 5t짜리 숙성 탱크를 갖춘 와인 제조시설을 건립했다.
청포도작목반 회원인 농민들이 직접 시설을 운영하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청포도로 와인을 담가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264 청포도 와인 원료인 '청수' 품종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것이다.
와인으로 만들 때 맛과 향이 좋아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는다.
국내 와이너리에서 청수로 생산한 와인들이 국제포도와인기구가 인증하는 세계 3대 와인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골드·실버상을 받아 품질을 입증했다고 한다.
264 와인은 2016년 처음 나왔다. 안동에서 생산한 청포도를 원료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했다.
많은 사람 시음을 거쳐 품질과 사업 전망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작업도 이어졌다.
경북도민체전, 21세기 인문가치 포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 만찬 때 공식 건배주로 뽑혀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청포도작목반 회원들은 영천 와인 학교에서 와인 제조와 관련한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뒤 2017년 와이너리 시설을 준공했다.
이와 함께 까다로운 와인 제조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사항을 최근 완료하고 오는 6월부터 자체 생산으로 본격 시판에 나선다.
264 청포도 와인은 750㎖짜리 1병에 3만3천원 정도로 판매할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앞으로 청포도 와인을 적극 홍보하고 국내·외 와인 어워드 출품을 지원해 안동 명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264 와이너리 개소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이육사 고향으로 문학기행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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