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른 미국의 60대 산악인 한 명이 숨지면서 올해에만 11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AP통신과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 출신 변호사인 크리스토퍼 쿨리시(62)가 이날 오전 네팔 방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던 도중 캠프에서 갑작스레 숨졌다고 보도했다.
쿨리시는 해발고도 7천900m에 위치한 사우스콜 캠프(south col·정상 직전에 위치한 마지막 캠프)에 내려올 당시까지만 해도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쿨리시는 지난주 한 차례 등반객들이 몰린 이후 소규모로 등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쿨리시의 가족은 "(쿨리시가) 지구의 가장 높은 곳에서 생애 마지막 일출을 보고, 각 대륙의 가장 높은 산을 등정한다는 꿈을 이뤘다"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다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애도했다.
에베레스트에서는 지난주 64세 오스트리아 출신 등반객 등이 잇따라 숨지는 등 최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산악인들이 기후가 따뜻한 3∼5월 사이 에베레스트에 몰리다 보니 정상 부근의 가파른 능선에서 등반가들이 장시간 기다리는 병목 현상 탓에 고산증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실제로 사망자 대다수는 산소가 부족한 높은 고도에서 두통이나 구토, 호흡곤란 등을 동반한 고산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의 산악인 로빈 피셔는 등반 전부터 "정상으로 향하는 길 하나에 과도하게 등반객이 몰려 발생하는 지연 사태는 치명적"이라고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 그 자신도 지난 25일 하산 도중 숨지면서 올해 들어 10번째 희생자가 됐다.
경험이 부족한 등반객과 이들을 에베레스트로 이끄는 등반 사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산악 전문가 데이비드 모튼은 "네팔 정부가 등반객의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 이러한 사고가 벌어지기에 최적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922년 발생한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객 사망 사고 이후 현재까지 200여명의 산악인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