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8월 10일 강원도 일대…고전·현대음악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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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최근까지만 해도 '소포모어(2학년) 징크스'가 올까 봐 너무 힘들었어요. 이젠 그렇게 생각지 않으려고요.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 점점 나아지는 걸 꿈꿉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 31∼8월 10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에서 열린다.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손열음(33)은 지난여름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올해 초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이번 음악제 방향을 소개하며 새로운 포부를 다졌다.
200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처음 시작된 음악제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당초 목적을 이룬 뒤 오롯이 클래식 음악의 향연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주제는 '다른 이야기'(A Different Story)다. 상투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신선하게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메인 프로그램은 12개인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귀환이다. 세계에서 활약 중인 젊은 한국인 단원이 대거 참여한다. 지난해 첫선을 보여 열광적 반응을 얻었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악장 박지윤,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제2 바이올린 악장 이지혜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KBS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오래 지낸 구소련 출신 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봉을 잡아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들려주며, 손열음이 협연자로 나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차세대 음악가를 소개하는 장도 풍성하다. 먼저 2016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서형민의 리사이틀이 마련된다. 앞으로 매년 이 콩쿠르 우승자 공연을 열 계획이다. 콩쿠르를 신설해 이미 난립하는 콩쿠르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기존 대회에서 우승한 음악인에게 연주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현대음악 쇼케이스도 첫선을 보인다.
손열음은 "그동안 대관령음악제는 고전과 실내악에 중점을 두고 현대음악 소개는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기획자 입장에서 현대음악은 사명감이 드는 분야다. 진보적인 작곡가들을 초청해 이 시대의 소리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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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제 모태인 강원도를 향한 애정도 짙게 묻어난다.
우선 '찾아가는 음악회'라는 타이틀로 원주, 춘천, 고성, 삼척, 양구, 강릉, 정선, 용평, 진부, 횡계, 인제, 태백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또 강원 지역 교내 오케스트라 6곳을 선발해 '내일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페스티벌오케스트라 수석 단원진이 이들을 찾아가 가르치고, 이튿날 작은 협연 무대를 갖는다. 이밖에 전국 학생 가운데 공모를 거쳐 마스터클래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노부스 콰르텟이 멘토로 나서는 현악 사중주단 선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원주 출신인 손열음은 "강원도민과 거리를 좁히는 게 최대 지상과제였다. 저는 도민의 심리를 잘 안다. 서울 사람들이 와서 어떤 행사를 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고, 소외감도 내재해 있다"며 "강원도 내에서도 원주·춘천과 그 외 지역 간 문화적 간극이 큰데, 찾아가는 음악회로 이를 좁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다른 이야기'를 추구하면서 출연진은 지난해와 다소 겹친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르게만 하려다 보면 원래 원하던 것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연주자 가운데 작년과 겹치는 분이 있더라도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데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취임하면서 확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변화가 너무 심하면 관객들이 어지러워하실까 봐 걱정됐어요. 그래서 작년과 접점을 갖되 미묘하게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성악을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국내에 성악 공연 공급은 이미 너무 많아서 우리까진 굳이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음악제의 방향성은 상상력과 추상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손 감독의 손길이 하나하나 미친 최고의 음악을 들려드리겠다. 재정이 허락한다면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해외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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