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 '코끼리 사냥허용' 로비하려 할리우드 홍보업체 고용

입력 2019-05-28 16:17  

보츠와나, '코끼리 사냥허용' 로비하려 할리우드 홍보업체 고용
메릴 스트리프, 톰 크루즈 등 유명 배우와도 계약된 업체…미 연예계 충격 예상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최근 5년 만에 야생 코끼리 사냥을 허용한 보츠와나가 국제사회를 겨냥한 로비 활동을 목적으로 미국 할리우드 홍보업체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츠와나 정부는 코끼리 사냥 재개를 두고 "미국 등 중요한 서방 국가들"에 대해 두 달간 로비를 의뢰하는 대가로 '42 웨스트'(42 West)라는 홍보업체에 10만 파운드(약 1억5천만원)를 지불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관련 문서를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에 본사를 둔 이 홍보업체는 메릴 스트리프, 톰 크루즈, 톰 행크스, 휴 그랜트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홍보업체가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질 게 분명한데도 다름 아닌 코끼리 사냥을 옹호하는 로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할리우드를 비롯한 미 연예계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이다.



미 연예계에서는 코끼리 등 야생동물 사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다수의 유명 스타들은 최근 수년 사이 코끼리 사냥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문제의 홍보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메릴 스트리프는 1985년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에 출연한 뒤 불법 상아 거래로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들을 보호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보츠와나는 전 세계에서 야생 코끼리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졌다.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와 접경한 북부지역에 아프리카에 있는 전체 코끼리 수의 약 3분의 1인 13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안 카마 전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반을 승계해 대통령에 오른 직후부터 줄곧 코끼리 사냥을 찬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사냥 금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 코끼리들이 농촌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시시 대통령은 그동안 이런 움직임에 쏟아진 서방 사회의 비난에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최근에는 보란 듯 인근 국가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박제된 코끼리 다리로 만든 의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환경 보호론자인 카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코끼리 사냥 금지 정책이 뒤엎어지자 분통을 터트렸다. 사냥이 허용된 직후인 지난 25일 그는 집권당인 보츠와나민주당(BDP)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마시시를 (후계자로) 택한 것이 "실수"였고, "더는 BDP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지자 수천 명 앞에서 당원증을 찢어 버렸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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