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을 간과한 정치풍자 '국민 여러분' 8.0% 퇴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배우 김동욱의 존재감과 근로감독관이라는 신선한 소재 덕분에 월화극 1위 자리를 사수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9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한 MBC TV 월화극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마지막회 시청률은 7.3%-8.3%를 기록했다.
최종회에서는 '조장풍' 조진갑(김동욱 분)이 그가 도왔던 사람들과 힘을 합쳐 해외로 달아나려는 양인태(전국환)를 잡는 데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와 OCN 드라마 '손 더 게스트'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김동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원톱'으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이번에 유도 교사 출신 공무원 조진갑 캐릭터를 코믹 풍자극이라는 장르에 맞게 그려내기 위해 10kg을 증량하고 실제 선수들에게 액션을 배우는 등 비주얼적으로도 프로의 면모를 갖췄다.
이어 매회 속 시원한 액션과 '말발'을 선보이며 최근 대중이 열광하는 '우리 동네 히어로'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줬다. 분노하고 응징하는 연기는 세상의 모든 을(乙)이 대리만족할 수 있을 만큼 통쾌했다.
노사관계, 갑을관계, 근로문제로 충분히 완성도 있는 풍자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작품이기도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았다.
히어로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의 성장사(史)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입체감이 부족했다. 또 1회, 길어도 2회 안에 한 에피소드가 끝나고 악(惡)을 응징하길 바라는 최근 트렌드에 비출 때 초중반부 답답한 상황을 너무 오래 끌었다.
이후에는 긴장된 상황과 속 시원한 상황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면서 시청자층을 더 넓히는 데 실패했다. 다만 재치있고 명쾌한 연출이 그나마 기존 시청자들을 붙드는 데 역할 했다.
후속작은 정재영, 정유미, 오만석 주연의 '검법남녀' 시즌2로, MBC TV 수목극과 마찬가지로 월·화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한다.
KBS 2TV '국민 여러분'은 6.3%-8.0%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양정국(최시원)이 세상에 자신이 사기꾼임을 고백하고 박후자(김민정)를 잡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부업 이자제한법 폐지 법안도 무산됐다.
이 작품은 사기꾼이 국회에 입성해 썩은 기성 정치를 비웃고 응징해 변화시킨다는 줄거리로 정치 풍자극을 표방했다.
그러나 풍자드라마라면 코믹함뿐만 아니라 무게감도 기술적으로 함께 갖춰야 한다는 점을 이 작품은 간과했다.
양정국의 국회 입성 과정, 이후 신분이 탄로 날까 안절부절못하는 과정, 그리고 기성 정치를 변화시키는 과정 등이 입체적이지 못하고 단조롭게 그려지면서 과장된 코믹만 남았다. 세상 가장 어려운 명제인 '국민의 마음에 와닿는 정치'를 이야기하려 하면서 그에 걸맞은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지 않았다.
단선적인 스토리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 역시 '장난'처럼 느껴졌다. 최시원은 이번 작품으로 반려견 사고 이후 재기를 노렸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후속작은 신성록, 고원희 주연의 '퍼퓸'이다.
전날 동시간대 방송한 SBS TV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3.0%-3.0%에 그쳤고, 30분 일찍 시작한 JTBC '바람이 분다'는 4.024%(이하 유료가구)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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