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와 인접한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지사로 우파연합의 단일 후보가 선출됐다.
28일 개표가 완료된 피에몬테 주지사 선거에서 극우정당 '동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또 다른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로 이뤄진 우파 진영의 단일 후보로 나선 알베르토 치리오(46)가 50%의 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중도좌파 민주당(PD) 진영의 현직 주지사 세르지오 참파리노 후보는 득표율이 36%에 그쳐 재선에 실패했다.
동맹과 함께 포퓰리즘 연립정부를 구성한 집권정당 '오성운동'의 후보는 13%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치리오 후보의 당선으로 피에몬테의 주도 토리노와 프랑스 남부 리옹을 잇는 고속철도(TAV) 건설 공사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FI 소속인 그는 "피에몬테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성장률은 가장 낮은 반면 실업률은 최고 수준"이라며 침체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TAV 공사를 무조건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TAV 공사는 환경운동을 당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오성운동의 거센 반대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오성운동은 재원 86억 유로를 투입해 알프스 산맥 약 60㎞를 뚫는 터널 공사를 수반하는 TAV 사업이 환경을 위협하고, 공공 재원 낭비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며 TAV의 백지화를 주장해 왔다.
반면, 동맹과 FI, 민주당 등 나머지 주요 정당들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의 통행 시간을 기존 7시간에서 4시간 반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TAV가 경제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 중단 시 이미 일부 지원금을 투입한 EU와 프랑스에 거액을 배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공사 강행을 촉구하고 있다.
TAV에 포함된 162㎞의 총 터널 구간 가운데 이탈리아 구간의 7㎞를 비롯해 현재까지 약 29㎞의 터널 구간이 완공된 상황이다.
오성운동은 지난 26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1년여 전의 총선의 득표율의 절반에 불과한 17%의 표를 얻는 데 그쳐 34%를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한 동맹에 크게 밀렸다. 이어 공을 들인 피에몬테 주지사 선거에서도 참패하면서 향후 TAV를 포함한 주요 정책 결정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한편, 관심을 모은 중부 피렌체와 남부 바리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페루자에서는 동맹 후보가 절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22.7%의 표를 얻어 오성운동을 눌렀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