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주총장 사흘째 점거…회사 "주총 강행" 맞불(종합2보)

입력 2019-05-29 18:10   수정 2019-05-29 18:22

현대중 노조 주총장 사흘째 점거…회사 "주총 강행" 맞불(종합2보)
현대차·대우조선노조 "강제 해산 시 연대 총파업"…30일 울산 대집결 '전운'
송철호 울산시장, 본사 존치 촉구 삭발…회사 측 경찰에 3차례 퇴거요청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가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28일 사흘째 점거하고 이틀 연속 전면파업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주총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무력충돌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농성장이 사측이나 경찰에 강제 해산되면 동반 총파업을 벌이겠다며 연대 투쟁을 선언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법인분할 후 탄생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울산에 존치하라며 삭발했다.
현대중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부분 파업하던 것을 지난 27일부터 전면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파업 참가 조합원들은 지난 26일부터 점거 농성 중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으로 모여 수시로 집회 중이다.
주총 예정 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조합원은 출입문을 봉쇄해 외부 진입을 막고 있다.
나머지 조합원들은 건물 밖에서 농성장을 지키며 음식을 안으로 제공하고 일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조합원과 교대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주총이 예정된 오는 31일까지 점거 농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금속노조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긴급성명서를 내고 연대 투쟁을 선언하며 농성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 노조는 성명에서 "현대중 노조 총파업에 연대해 집회에 연대하겠다"며 "사측 용역업체나 공권력이 농성 해제를 시도하면 총파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인수 절차에 들어간 대우조선 노조도 "분할저지 투쟁 당사자로서 현대중 노조와 함께 투쟁하고 법인분할을 저지시켜 일방적인 대우조선 매각을 철회시키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농성장 강제 해산 시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회사는 정당한 주총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며 농성을 해제하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회사 관리자 100명가량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한마음회관을 찾아와 "법적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총을 열겠다"며 "자진해산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주총을 중단하지 않으면 농성을 해제할 수 없다"며 "물리적 충돌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측은 3분가량 대치하다 관리자들이 돌아가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회사는 한마음회관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모두 3차례 요청한 상태다.
이날 오후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선 현대중공업 분할 이후 탄생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위한 시민 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참석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존치 결의를 다지는 의미로 황세영 시의회 의장과 함께 삭발했다.
송 시장은 "현대중공업은 그 어느 때보다 울산이 어려운 이때, 반세기를 함께한 울산을 외면하지 말고 본사 울산 존치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현대중공업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오는 31일 현대중 주총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방향을 정하자 성명을 내고 "재벌 편들기이자 노동자와 시민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에 분노한다"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5시 한마음회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고 이후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노사 충돌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19개 중대 2천명가량을 농성장 주변에 배치했다.
노조는 회사가 법인분할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리게 돼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우려가 있다며 주총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고 노조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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