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 14명 전원 개정규칙안 서명…다수당 민주당은 반대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 성남시의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은수미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기록경신으로 크게 회자됐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입을 추진, 귀추가 주목된다.
시의회는 이기인(바른미래당) 의원 등 시의원 14명이 '성남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발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규칙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규칙안에는 바른미래당 2명, 자유한국당 12명 등 야당 의원 14명이 모두 서명했다.
이 의원은 "기초의회 가운데 필리버스터 도입을 추진하기는 성남시의회가 처음"이라며 "필리버스터가 민주적이고 능률적인 회의 운영에 기여하고 토론과 타협의 지방의회 문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은수미 시장이 '필리버스터 국회의원'으로 유명했던 것도 개정규칙안을 발의하는 데 어느 정도 고려가 됐다"며 "표결로 쟁점 안건들을 밀어붙였던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도입에 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의회 재적의원은 모두 35명이며 민주당이 21명으로 60%를 차지한다.
민주당 박호근 대표의원은 "필리버스터가 기초의회에까지 필요한지 의문이다. 민주당의 대부분 의원이 같은 생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정규칙안은 다음 달 3∼26일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은수미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16년 2월 23일∼3월 2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표결처리 저지를 위해 야당 의원들이 진행한 필리버스터에 3번째 발언자로 나서 10시간 18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 국내 최장시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까지 국내 최장발언 기록은 1969년 8월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3선 개헌 저지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행한 10시간 15분이었다.
필리버스터는 9일간 38명이 참여해 총 192시간 25분간 진행됐으며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이종걸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시간 31분간 연설, 국내 최장발언 시간을 다시 갈아치우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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