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통화유출·서훈-양정철 회동 공방…여야 '강대강' 대치

입력 2019-05-29 11:34  

강효상 통화유출·서훈-양정철 회동 공방…여야 '강대강' 대치
민주 "국기문란 범죄" vs 한국 "관권선거 획책"
여야 국회 정상화 협상 '올스톱'…"출구 안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유출 논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둘러싼 의혹이 29일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야가 이를 '국기문란 범죄', '관권선거 획책'라고 각각 주장하며 강 대 강으로 부딪히고 있어 국회 정상화 협상 재개는 더욱 요원해진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거듭 압박했다. 특히 한국당이 제시한 국회 정상화 조건의 철회를 촉구하며 기존의 유연한 입장에서 강경 모드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또한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는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해찬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2016년 당시 황교안 총리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이유를 막론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3년 전 말씀을 생각한다면 즉시 국회로 돌아와 추경 통과와 민생입법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사적 만남을 빌미로 황교안 대표의 실언,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 사건을 물타기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선거법 개정안 수용, 패스트트랙 철회·사과 요구는 가능하지도 진실하지도 않다"며 "과도한 조건을 철회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강효상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계속 강 의원을 보호하려고 한다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출구는 더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가능성에 대비해 오는 30일 국회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어 6월 임시국회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당은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을 정부·여당의 '관권선거' 시도로 규정하고, 국회 정보위원회를 소집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를 열어 "정보 권력자와 민주당 최고 공천 실세의 어두운 만남 속에 선거 공작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다"며 "지하 선거벙커 같은 곳에서 여론을 움직이고 선거를 기획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보위 소집과 관련,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국정원장이 정보위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정보위 소집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원에) 말로만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비호나 지지가 있었는지 꼭 밝혀야 한다"며 "대놓고 관권선거를 주도하는 데는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 의혹에 대해선 '유출이 아닌 폭로'라며 민주당과 뚜렷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전임 정권의 군사 기밀을 들춰내고,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도 공개했는데 남이 하면 유출이고 내가 하면 폭로인지 적반하장"이라며 "국익 훼손이 아니라 체면이 훼손돼 야단법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머지 야당들은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은 기밀유출, 국정원장 독대 사건에 정치공세를 집중하고, 청와대 인사는 친문세력의 막후정치를 그대로 드러낸다"며 "이래서는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반복된 인사 참사에 가장 책임이 큰 조국 민정수석을 놔두고 조현옥 전 인사수석만 경질했다. 갈 데까지 가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정개특위를 바로 열어 과반수 통과가 가능한 선거법 개정안 마련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홍성문 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 "서훈 원장의 능력과 양정철 원장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만남의 부적절성에 대한 해명과 조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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