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르펜 이어 녹색당 대표 자도 3위 올라…공화·사회당 몰락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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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녹색당이 약진하고 공화·사회 양당의 몰락이 재확인되는 등 유럽의회 선거 결과와 대동소이한 여론 지형이 확인됐다.
차기 대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정당 대표 마린 르펜이 또다시 근소한 차이로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의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마크롱을 꼽은 응답자는 30%로, 28%를 얻은 르펜을 2%포인트 앞섰다.
2017년 대선 1차 투표 때 마크롱은 24%로 1위를, 르펜은 21.3%를 얻어 2위에 올랐고, 둘은 결선투표에 진출해 마크롱이 66.1%를 득표해 승리했다.
지난 26일 치러진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르펜이 이끈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연합(RN)이 23.3%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마크롱의 중도정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22.4%로 2위에 올랐다.
이번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프랑스 녹색당(EELV)의 대표 정치인인 야니크 자도가 12%로 3위에 올라 유럽의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녹색당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자도가 캠페인을 이끈 녹색당은 프랑스에서 지난 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13.5%로 3위를 차지, 5년 전 선거 때보다 득표율을 4.5% 끌어올렸다.
녹색당의 선전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기성 정당들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대안 정치세력에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크롱의 등장 전까지 프랑스 정치를 양분했던 전통의 중도 좌·우파 양대 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은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초라한 신세를 면치 못했다.
급진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이 9%로 4위를 차지했고, 현 제1야당인 공화당의 로랑 보키에 대표가 8%의 선호도로 5위에 그쳤다.
마크롱의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소속당이었던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서기장(당 대표)은 4%의 응답률로 7위에 그쳤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공화당은 8.5%, 사회당은 6.2% 득표에 그치면서 제도권 정치에서 소수세력으로 전락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이튿날인 27일과 28일 이틀간 927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할당표집 방식으로 이뤄졌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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