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프로그램 방송에 소개되며 인기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가 난 다뉴브강 유람선 관광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찾는 여행자에겐 꼭 체험해야 하는 필수코스로 꼽히지만, 안전조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여행을 다녀온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유람선에 구명보트는 물론 구명조끼도 없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다뉴브강 관광은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오스트리아와 체코,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동유럽 관광이 뜨면서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았고 얼마 전에는 국내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헝가리 야경' 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유람선 투어를 하며 찍은 사진을 올린 누리꾼들이 많았다.
다뉴브강은 우리 한강처럼 부다페스트를 관통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 후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보는 관광객이 많다.
이번 사고의 패키지 투어를 운행한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은 홈페이지에 다뉴브강 야간 유람선에 대해 "부다페스트의 황홀한 야경"이라며 "날이 어두워지고 도시에 불이 들어오면 한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부다페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한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파리에 가면 센강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처럼 부다페스트에 가면 다뉴브강에서 야경투어를 많이 한다"며 "시간도 1시간 내외로 적당하고 사진 찍기 좋아 관광객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워낙 유명한 코스여서 현지에는 다양한 크기의 유람선을 운영하는 선사가 많다.
100명이 넘는 큰 유람선을 타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에서 30명 넘는 단체 패키지여행을 갈 경우 현지 선사와 계약해 작은 유람선을 전세 내기도 한다.
그러나 다뉴브강 야경 코스는 이전부터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이달 중순 다뉴브강 야경투어를 체험했다는 한 관광객은 "밤 10시께 배를 탔는데 배에 구명보트는커녕 구명 재킷도 안 주고 안전장치가 아무것도 없었다"며 "우리나라 같았으면 운행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달 여행을 했다는 또 다른 관광객도 "배에 한국인이 80∼90%였다"며 "구명조끼도 없고 사고 나면 어떻게 하라는 안내문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처럼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해외에서 안전사고로 10명 가까이 사망한 사고는 항공기 추락 사고 외에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2004년 12월 인도차이나반도를 강타한 쓰나미 참사 당시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 등 20여명이 사망했지만, 이는 안전사고가 아닌 자연재해였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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