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백악관, 트럼프 눈에 '매케인함' 안보이게 하라 지시"(종합)

입력 2019-05-30 15:48  

WSJ "백악관, 트럼프 눈에 '매케인함' 안보이게 하라 지시"(종합)
트럼프 일본방문 앞두고 해군에 지시…정적관계 의식한 듯
트럼프, 트위터에 "매케인함과 관련된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일 미군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전함이 보이지 않도록 이동시키길 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박 4일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요코스카에 있는 미군 해군기지를 방문해 강습 상륙함 '와스프'에서 연설했는데, 이 기지는 해군 구축함'존 매케인함'이 정박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구축함은 당초 매케인 전 의원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서 지었는데, 이들은 모두 해군 제독을 지냈다. 그러다 해군은 지난해 8월 베트남전 참전 영웅인 매케인 전 의원의 이름까지 추가했다.
WSJ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사령부 관리는 지난 15일 해군과 공군 관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백악관과 해군 7함대가 협의한 결과라며 매케인함이 보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시를 전달했다.
군 내부에서 이 전함을 어떻게 처리할지 토론이 진행됐고, 2017년 충돌 사고로 수리 중인 상태여서 배를 이동시키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결국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지 방문 전에 이름이 적힌 부분을 방수포로 덮었다고 보도하며 해당 기사에 관련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특히 '존 매케인' 이름이 적힌 모자를 착용한 해군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때 하루 휴가를 받기까지 했다.
뉴욕타임스는 매케인함의 일부 해군이 전함 휘장을 단 제복을 입고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거절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WSJ은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매케인함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지 방문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처하라고 했다고 전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섀너핸 대행의 대변인을 인용해 이같은 승인을 내린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해군 고위 간부들이 방수포로 이름을 가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곧바로 중단을 지시해 이 방수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사흘 전인 25일 이미 제거된 상태였다면서 WSJ이 게재한 사진은 제거되기 전인 24일 찍힌 것이라고 전했다.
매케인함에 있던 해군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장에 초청받지 못한 것도 미국 현충일 연휴 기간에 근무를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WP는 보도했다.


백악관 관료들이 이토록 매케인함을 의식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케인 전 의원의 극심한 불화 때문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악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5년 이후 시작됐다.
매케인 전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이었지만 살아온 이력이나 성향이 크게 달랐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수차례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매케인 전 의원이 별세했을 때 장례식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근 방일 기간 '존 매케인함'과 관련된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계획을 알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관련 요구는 대통령이 화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케인 전 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트위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9달이 됐지만 트럼프는 아버지가 평화롭게 잠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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