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대 연구팀 논문…"정자수·활동성 모두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임신 초기 이혼이나 실직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남성은 활성 정자 수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로저 하트 서호주 대학 생식의학 교수 연구팀은 이달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호주 지역에서 1989년부터 1991년 사이에 임신한 약 3천명의 여성을 모집, 이들을 대상으로 다세대 연구 방식의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는 이들 여성이 임신 18주와 34주가 됐을 때, '이전 몇달 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답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연구팀은 이 집단에게서 태어난 1천454명의 남성 가운데 20살이 된 643명의 생식 능력을 고환 초음파 검사와, 정액·혈액 샘플을 통해 관찰했다.
태아가 성장하는 첫 18주 동안 스트레스가 많은 사건을 경험한 여성들이 출산한 20세 이상의 남성들은 같은 시기에 태어난 남성들과 비교했을 때 정자 활동성이 12% 떨어졌고 정자 수도 3분의 1이 적었다.
또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10% 정도 낮았다.
로저 하트 교수는 "초기 임신 중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을 겪은 엄마는 아들의 생식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초기 임신 기간(8주∼14주)이 남성의 생식 능력 발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연구팀은 쥐들에 대한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스트레스와 정자 건강 간의 명확한 연관성을 나타내긴 하지만 반드시 인과관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약물 사용이나 흡연과 같이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다른 요소들이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남성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으로 비만, 음주, 술, 담배, 고혈압,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 등이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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