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미국만큼 북핵 종결 원해…미국과 목표 일치"
"北미사일 평가절하는 잘못…화물선 압류, 대화재개 걸림돌"
(제주=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였던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방한에 대해 "양국 모두 수용 가능한 대북 접근법에 합의하기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윤 전 대표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설득할 기회이며,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더 중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국에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대표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촉진자'로서 미국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데 큰 노력을 했다며 "한국은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매우,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끼인 것 같다는 지적에 "문 대통령을 중립적인 관찰자로 보는 것은 실수"라면서 "문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 파트너이며 미국만큼이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결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의 목표는 미국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됐지만, 북한은 미국이 의미 있는 양보를 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해 만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더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버티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원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에는 "분명히 가능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 상태를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할 테지만 북한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까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 "매우 효과적"이라면서도 "제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를 업데이트하고 더 조이기 위한 새로운 요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가 대화 재개에 '걸림돌'(stumbling block)이라면서 "화물선 압류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을 연상시키는데, 결국 화물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견해차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으며 그는 언제든지 볼턴을 해고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을 '작은 무기들'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은 "잘못"이라며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고 더욱 중요하게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때 주요 제재 해제의 대가로 폐기하려는 구상을 미측에 밝힌 영변 핵시설에 대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워싱턴의 많은 사람은 우리가 이미 두 번이나 영변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영변 해체를 북미 기본합의와 6자회담 때도 약속했는데 이번에도 영변만을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에 식량, 기술, 의료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라면서도 "주기는 쉽지만, 북한이 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받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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