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신문 심포지엄 참석…양국 패권 다툼 "세계에 좋은 일 아냐"
"한·일, 과거의 대립이 지금도 계속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무역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에 자제를 요청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30일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연 국제심포지엄에서 "충돌은 선택지가 돼선 안 되고, 완전한 파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그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해선 "(이 회사) 기술을 가능한 한 이용하고 싶다"며 미국의 금수 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하티르 총리는 미·중 간 패권 다툼에 대해 "세계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마리의 큰 코끼리에 짓밟히는 것은 풀"이라는 표현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미·중 패권 싸움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미·중을 겨냥해 "군사 분야에서의 상호 무기개발 경쟁은 돈 낭비"라며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남중국해의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쟁으로 발전하면 동남아 전체가 파괴된다. 남중국해에 군함이 정박하는 것 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며 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을 향해선 "군함을 파견해 위협하는 접근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모든 국가가 책상 위에서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마하티르 총리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하나의 포럼이 필요하다"며 지역 간 대립을 풀어갈 새로운 조직의 창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새로운 강한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중국과 마주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언젠가 민주화할 것이라고 서방 국가들은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으니 정권을 강제로 바꾸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서로 좋은 관계를 쌓으면 그곳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난다"며 중국은 이미 개방적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는 수 세기 동안이나 대립하고 전쟁했지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면서 "일·중이나 한·일 등은 과거의 대립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이 영토 갈등을 극복해온 역사를 소개하면서 "지금은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합의가 있다. 그래서 경제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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