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美의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의식한 인선"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자국의 인도 주재 대사를 외교부 부부장(차관)에 발탁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 인도에 공을 들이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중국의 신경보(新京報)와 펑파이신문(彭拜新聞·thepaper.cn), 대만의 연합신문(聯合新聞),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뤄자오후이(羅照輝·57) 주(駐) 인도대사를 외교부 부부장에 임명했다.
주 일본 대사로 자리를 옮긴 쿵쉬안유(孔鉉佑·60) 부부장의 후임이다.
뤄 부부장은 외교부 내에서 아시아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뤄 부부장은 중국 외교 부내의 대표적인 아시아통이다.
화중사범대(華中師範大)를 졸업한 뒤 베이징대(北京大)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 중반 외교부에 들어온 뒤 아주사(아시아국)에서 주로 근무했으며, 미국, 캐나다, 인도, 파키스탄, 싱가포르 등의 해외 근무 경력이 있다.
특히 아시아국장을 지냈으며, 파키스탄과 캐나다 주재 대사도 지냈다.
뤄 부부장의 임명 소식은 인도 외교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 계획을 발표한 당일 이뤄졌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올해 하반기에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인도 방문과 인도 주재 대사의 외교부 부부장 발탁은 외교 정책에서 인도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팡중잉(龐中英) 중국 해양대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증폭시키면서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인도와의 오랜 영토분쟁과 뿌리 깊은 지정학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뤄 부부장의 발탁에는 그가 주 인도대사 재임 중 양국 간 관계 개선에 기여한 점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뤄 부부장의 주 인도대사 재임 중이던 2017년 중국과 인도는 73일간 도크람(중국명 둥랑) 지역에서 무장병력을 배치해 대치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하지만 모디 총리가 지난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최근 들어 양국 간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
왕더화(王德華)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센터 남아시아연구소 소장도 중국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무역 문제와 전략적인 문제에서 인도가 일방적으로 미국의 편을 들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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