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화헌법 이념 담은 '지구평화헌장' 초안 나왔다

입력 2019-05-30 16:46  

日 평화헌법 이념 담은 '지구평화헌장' 초안 나왔다
'9조 지구헌장회' 2년여 작업 마무리…17개국 1천명 서명
내전, 대테러전 등 모든 형태의 전쟁 '절대악' 규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현행 헌법 9조의 이념을 반영한 '지구평화헌장' 초안이 나왔다.
3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전쟁을 포기하고 무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일본헌법 9조 이념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하는 '9조 지구헌장회(이하 헌장회)'가 지구평화헌장 초안을 완성했다.
헌장회는 각국 시민단체에 같은 내용의 헌장 제정을 호소해 궁극적으로 지구평화헌장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유엔 헌장을 개정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일본 평화헌법 시행 70주년인 2017년 3월 일본 국내외 지식인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으로 출범한 헌장회는 호리오 데루히사(堀尾輝久) 도쿄대 명예교수(교육사상사)가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출범 이후 지구촌에서 전쟁을 없앤다는 목표를 세우고 일본 헌법 9조를 바탕으로 한 지구평화헌장을 만들어왔다.
심포지엄을 여는 등 지식인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년 이상에 걸쳐 마련한 초안에는 일본을 포함한 17개국에서 1천여 명이 서명으로 동참했다.
A4 용지 19쪽 분량으로 완성된 초안은 현행 일본 헌법 9조의 두 축인 '전쟁 포기'와 '전력 불보유' 원칙에 입각해 전쟁을 없앤다는 인류의 숙원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내전이나 대테러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전쟁을 절대악으로 규정했다.
또 군대 폐지가 모든 명목의 전쟁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책임을 명시하고 각국 군대에서 군사적 성격을 제거한 뒤 재해복구나 부흥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운용토록 제안하고 있다.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지켜주는 집단적 자위권도 인정하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인류는 핵무기나 원전과 공존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비폭력으로 일체의 문제를 해결토록 한 일본 헌법의 이념을 발전시켜 나가자고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헌장회는 조만간 회원 총회를 열어 초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지구평화헌장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종본은 영어 등으로 번역해 전 세계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리기로 했다.
헌장회의 호리오 대표는 "일본 헌법 9조는 우리들의 맹세이자 세계의 보물이기도 하다"며 각국 시민들이 이 정신을 살린 하나의 헌장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패전을 계기로 제정된 현행 일본 헌법 9조는 1항에서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2항은 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과 그 밖의 전력을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애초 1항의 '영구히 포기한다'를 '사용하지 않는다'로, 2항은 '전항(1항)의 규정은 자위권의 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바꾸고, 9조 2항을 신설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개헌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했다.
이에 반전 시민단체와 야권이 강력히 반발하자 아베 정부는 기존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근거만을 담는 식으로 개헌하고자 하지만 이마저도 부정적인 여론에 부닥쳐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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