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기회의 창 무기한 열려있지 않아…美北 대화 노력해야"
"시간이 우리편 아님을 알아야"…'신뢰 적자' 해소할 우호적 조치 필요"
"제재만으로 북핵 해결 못해…현 상태서 톱다운 방식 가장 적합"
(제주=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상국 간 신뢰를 쌓고 대화 절차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의 '비핵화 협상의 쟁점과 전망' 세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시간이 더는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각국은 자국의 국내 정치와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기회의 창'이 무기한 열려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협상 실패 경험으로 현재 협상국 간 "심각한 신뢰 적자(trust deficit)"가 존재한다면서 "모든 당사국이 신뢰 적자를 해소할 우호적인 조치(gesture)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대화 없이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은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며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북핵 문제는 제재와 압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제재라는 '길'(path)을 계속 걸어도 대화라는 '문'(door)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이 있는 '방'(room)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남북미가 채택한 '톱다운(top down) 접근'(정상들간에 합의한 뒤 후속 실무협의를 하는 방식)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재확인했다.
그는 "'바텀업(bottom up) 접근'(실무자간의 협상 과정을 거쳐 정상이 최종 합의하는 방식)은 완전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보장 없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며 "정상들이 강한 정치적 의지를 가진 현 상황에서 톱다운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 노력의 기본 전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가 전례 없는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일각에서 한미 간 균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음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양국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4일에는 비건 대표가 워싱턴 D.C.에서 '한반도의 안보와 통일 이슈'를 주제로 공개 강연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강연에서 이 본부장이 제주포럼에서 강조한 '대화 재개 노력'과 유사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간이 우리편 아님을 알아야"…'신뢰 적자' 해소할 우호적 조치 필요"
"제재만으로 북핵 해결 못해…현 상태서 톱다운 방식 가장 적합"
(제주=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상국 간 신뢰를 쌓고 대화 절차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의 '비핵화 협상의 쟁점과 전망' 세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시간이 더는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각국은 자국의 국내 정치와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기회의 창'이 무기한 열려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협상 실패 경험으로 현재 협상국 간 "심각한 신뢰 적자(trust deficit)"가 존재한다면서 "모든 당사국이 신뢰 적자를 해소할 우호적인 조치(gesture)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대화 없이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은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며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북핵 문제는 제재와 압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제재라는 '길'(path)을 계속 걸어도 대화라는 '문'(door)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이 있는 '방'(room)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남북미가 채택한 '톱다운(top down) 접근'(정상들간에 합의한 뒤 후속 실무협의를 하는 방식)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재확인했다.
그는 "'바텀업(bottom up) 접근'(실무자간의 협상 과정을 거쳐 정상이 최종 합의하는 방식)은 완전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보장 없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며 "정상들이 강한 정치적 의지를 가진 현 상황에서 톱다운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 노력의 기본 전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가 전례 없는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일각에서 한미 간 균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음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양국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4일에는 비건 대표가 워싱턴 D.C.에서 '한반도의 안보와 통일 이슈'를 주제로 공개 강연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강연에서 이 본부장이 제주포럼에서 강조한 '대화 재개 노력'과 유사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