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최우식 "다양한 얼굴 담겨…대본 읽고 불타올랐죠"

입력 2019-05-30 17:01  

'기생충' 최우식 "다양한 얼굴 담겨…대본 읽고 불타올랐죠"
"박소담 처음 봤을 때 잃어버린 동생인 줄"
송강호와 부자 연기…"실제 아버지처럼 대해 주셨어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잘된 밥에 제가 재 뿌릴까 걱정했는데, 보신 분들이 '재밌게 봤다'고 말씀해주셔서 안도했죠."
영화 '기생충' 개봉 첫날인 30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최우식(29)은 관객 반응이 좋아서인지 한시름 놓은 듯했다.
봉준호 감독 전작 '옥자'에서 조연인 김군 역으로 출연한 그는 '기생충'에서는 송강호 등과 함께 당당히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우식이 맡은 배역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가족 장남 기우다. 그가 부잣집 고액과외 교사로 들어가면서 가난한 집과 부잣집은 서로 얽히게 된다. 기택을 연기한 송강호와는 부자 관계로 나와 송강호 못지않은 비중을 담당한다.
최우식은 "(분량이 많아서) 부모님께서 자랑스럽게 여길 것 같아 좋았다"면서 "그러나 극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이라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기 자랑처럼 비칠까 말을 고르고 또 골랐다.


최우식은 '옥자' 뒤풀이 때 봉 감독으로부터 차기작 캐스팅 언질을 받았다. 이후 시간이 지나 봉 감독은 그에게 정식으로 출연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죠. 제가 '옥자' 때 어떻게 연기했나 되짚어봤어요. 제게 연락을 주신 건 하나의 장점이라도 봐주셨다는 거잖아요."
그는 "캐스팅 때만 해도 배역 이름만 알았고, 어떤 장르인지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다"면서 "다만, 감독님이 마른 체형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제 배역을 우선 살펴봤는데, 대본을 한장 한장 넘겨도 '기우'라는 이름이 계속 나와서 생각보다 중요한 캐릭터라는 것을 알았죠. 전체 대본을 다 읽고서는 마치 운전사가 관객을 놀라게 하려고 급커브를 트는 것처럼 영화가 '확확'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는 "기우 역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기분 좋은 상태도, 슬픈 상태도 단계별로 많아서 표현할 수 있는 얼굴 색깔이 많을 것 같아 불타올랐다"고 했다.


극 중 기우는 대입에 4번이나 실패했지만 꿈을 잃지 않는 젊은이다. 친구 소개로 부잣집에 일자리를 얻은 뒤 남은 가족까지 끌어들이려 하다가 뜻하지 않는 결말을 맞는다. 최우식은 "기우는 옆집 청년처럼 동글동글하고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여서 표현하기가 쉬우면서도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기우는 본인이 가진 것(자질)도 많고,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더 좋은 환경으로 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입니다. 중간에 목표를 헤매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좋은 길로 가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되죠."
그는 특히 송강호와 자연스러운 부자 연기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마인드 콘트롤을 하려고 해도, 대선배시다 보니까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선배님이 제가 촬영 현장 밖에서 아버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진짜 아버지처럼 편안하게 인도해주셨죠. 그렇지 않았다면 감독님은 (거장) 봉준호, 아버지는 (대선배) 송강호에 제 분량도 많아 부담감이 매우 컸을 거예요."


기우의 여동생 기정 역할은 박소담이 맡았다. 조그만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두 사람은 실제 남매처럼 닮았다. 최우식은 "그 친구(박소담)를 처음 봤을 때 잃어버린 동생인 줄 알았다"며 웃었다. 둘은 현장에서도 '현실 남매'처럼 지냈다. "제가 뭘 잘 잃어버리고, 까먹는데 그때마다 소담이가 부족한 오빠 대하듯 챙겨줬어요."
여리면서도 강단 있는 복합적인 이미지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최우식은 2015년 영화 '거인'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았고 '부산행' '옥자' '마녀' 등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기생충'에 이어 윤성현 감독 '사냥의 시간'에도 출연, 개봉을 앞뒀다.
매사에 걱정이 많다는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기보다 즐기면서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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