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시대, 청춘들이 던지는 질문…연극 '어나더 컨트리'

입력 2019-05-30 19:25  

혼란의 시대, 청춘들이 던지는 질문…연극 '어나더 컨트리'
영국 원작 연극, 국내서 초연…박은석·이동하·이충주 출연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1930년대 영국의 귀족 학교. 기숙사의 엄격한 규율 아래 숨죽여 살던 청년들은 공산주의 혁명에 신념을 바치거나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다.
지난 21일 국내 초연된 '어나더 컨트리'는 빈부격차와 이념의 대립이 극심했던 1930년대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에서 일어나는 10대 소년들의 갈등과 우정을 그린다.
입고 다니는 조끼의 색에서도 계급을 드러내는 권위적인 이곳에서 동성과의 사랑에 눈뜬 가이 베넷과 항상 옆구리에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끼고 다니는 토미 저드는 톡톡 튀는 영혼들이다.
체벌을 휘두르는 엄격한 선도부 파울러가 기숙사장이 될 위기에 처하자 가이 베넷은 토미 저드에게 공산주의 신념은 잠시 접어두고 선도부가 될 것을 제안하며 자유로웠던 이들은 서서히 충돌하기 시작한다.


1982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 '어나더 컨트리'의 주인공 가이 베넷은 영국과 미국 기밀 정보를 소련 KGB에 넘기고 망명한 실존 인물 가이 버제스를 모티브로 한다.
영국 배우 콜린 퍼스는 이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 영화에서 가이 버넷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원작 연극은 콜린 퍼스는 물론 케네스 브래나, 루퍼트 에버릿, 다니엘 데이 루이스 등 영국 인기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으로 유명하다.



김태한 연출은 30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은 한 개인이나 단체의 사상과 가치관이 낳는 부조리와 모순점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연극배우이기도 한 그는 이번 작품에선 연출을 맡으면서도 Mr.커닝햄으로도 분한다.
그는 "시대적으로 동떨어져 있는 배경이라 우리나라 관객들이 어떤 관점에서 이 작품을 바라봐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사상들이 충돌할 때 무엇이 옳고 그런가에 대한 고민이 극의 내용을 이루고 있고, 그것들은 어느 시대나 국가를 막론하고 항상 사람들이 하고있는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어두운 내용이지만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대사들에 대해선 "어떻게 하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유쾌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는 파격적인 전 배역 공개 오디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인 배우 연준석과 문유강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각각 가이 베넷과 토미 저드 배역을 따냈으며 그 밖에 많은 많은 신인이 이름을 올렸다.
김태한 연출은 "많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신인 등용 시도를 한 건, 낯설지만 새로운 에너지로 표현되는 연기와 캐릭터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어나더 컨트리'는 브라운관에서도 활약한 배우 박은석과 이동하, 뮤지컬 배우 이충주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8월 1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계속된다. 4만4천∼6만6천원.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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