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올해 미국 내 홍역 발병 건수가 1천 건에 육박하면서 27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CNN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까지 미 전역에서 보고된 홍역 발병 건수가 971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2년 2천237건 이후로 27년만의 최다 발병건수다.
문제는 아직 한 해의 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천 건에 육박한 것이어서, 1992년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올해 홍역 발병 건수는 2012년(55건)과 비교하면 무려 17배가 넘는다.
홍역 환자의 4분의 3가량인 700여 명이 뉴욕주에 집중됐다. 이어 북서부 워싱턴주에도 70여 건이 보고됐다. 캘리포니아에서도 환자가 많이 발생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등 주요 대학이 홍역 백신 접종을 증명하지 못한 학생들을 자가 격리 조치하기도 했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6개 주에서 홍역 환자가 신고됐다.
미국은 2000년 홍역 퇴치를 선언했으나 이런 추세가 여름까지 이어진다면 홍역퇴치국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CDC는 우려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홍역은 예방 가능하며 절멸하는 방법은 모든 아이와 성인이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라며 "홍역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안전하다. 더 큰 위험은 백신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홍역 백신에 대해 근거 없는 불신이 퍼지면서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CDC는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홍역 환자의 70% 이상은 홍역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권고대로 두 번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CDC는 설명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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