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어 첫발 뗀 선미 "K팝 높아진 위상 피부로 느껴요"

입력 2019-05-31 09:00  

유럽투어 첫발 뗀 선미 "K팝 높아진 위상 피부로 느껴요"
"원더걸스 시절은 약한 아이였죠…빌보드 재진입 꿈꿔"
선미, 30일 영국 인디고 02 콘서트


(런던=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지하철로 영국 런던 시내를 가로질러 당도한 거대한 비행접시 모양의 돔, 오투(O2) 아레나.
이곳 공연장 '인디고' 주변에는 10∼20대 유럽 젊은이가 들뜬 얼굴로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가수 선미(27)의 콘서트를 보기 위한 줄이었다. 레게 머리를 한 소녀가 '선미 덕분에 우리도 색깔을 찾았어'라고 한글로 쓰인 손팻말을 나눠줬다.
30일(현지시간) 인디고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선미는 "여성 솔로 가수로서 월드투어라니,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처음 시작할 땐 회사에서도 반신반의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선미는 지난 2월 서울을 시작으로 '2019 선미 더 퍼스트 월드 투어 워닝(WARNING)'이란 제목으로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북남미 9개 도시에서 티켓이 완판됐으며 홍콩, 대만, 일본에서도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날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5개 도시 공연을 남겨뒀다.
선미가 현지 음악 시장에 견고하게 뿌리내렸음을 확인시켜준 건 높은 현지인 관객 비중.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날 3천석 가운데 한국인 비중은 5%를 밑돌았다.
"2013년 솔로 활동을 시작했을 때 해외공연을 하면 한인 분들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외국 팬들이 더 많아요. 내 어떤 에너지가 저분들을 공연장으로 데려왔을지 신기해요."
선미가 솔로로 쌓은 커리어는 화려하다. 2013년 첫 솔로곡 '24시간이 모자라'와 2014년 '보름달'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7년 '가시나'를 시작으로 '주인공', '사이렌'까지 3연속 흥행 홈런을 쳤다. 국내 커리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가 궁금했다.
"'사이렌'을 발표했을 때 이런 말을 했어요. 저는 제2의 누군가가 될 수도 없고, 나만의 에너지로 '선미'라는 장르를 만들고 싶다고요. 그래서 다른 나라에도 한국에 이런 음악을 하는 가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선미의 해외 진출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원더걸스'로 데뷔해 인기 절정이던 2009년 10월, 히트곡 '노바디'(Nobody)로 미국 빌보드 '핫 100' 76위를 차지했다. 이후 미국 전역을 돌며 현지 시장을 노크한 건 잘 알려진 일화다.
"빌보드 순위에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울었어요. 박진영 피디님께 정말 감사한 게, 저희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미국 음악을 들려주며 어느 시기에 어떤 음악이 유행했는지 공부를 시키셨거든요. 그런 밑바탕이 있어서 지금 곡 작업도 하는 것 같아요."
10년 전 미국의 투어버스에서 졸음과 싸우던 아이돌 멤버는 이제 독보적인 솔로 가수가 됐다. 무엇이 달라졌냐고 물었다. 얼굴엔 자신감과 자랑스러움이 교차했다.
"10년 전 저는 너무 어리고 바빴어요. 정신적으로 약하고 많이 불안했죠. 내 나라가 아닌 타국에 있는 시간이 많다는 건 열여덟살이 감당하기엔 어려웠나 봐요. 이제는 달라요. 어엿한 어른이 됐고, 제 생각이 담긴 앨범을 내고 제 생각이 담긴 공연을 하죠. 많은 게 다르게 와닿아요."
K팝 그룹의 세계적인 약진도 기쁘다고 했다. 블랙핑크는 지난 22일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방탄소년단은 9만석 규모 영국 웸블리 구장에서 6월 1∼2일 콘서트를 연다.
그는 "빌보드에 K팝 섹션이 생긴 게 가장 놀랍다. 위상이 달라진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K팝의 비주얼과 사운드에는 독창성이 있다. 여기에 유튜브라는 매개체가 더해져 전 세계로 실시간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도 지금 참 바쁘고 정신없을 것이다. 저도 경험해봤기에 잘 안다"며 "제가 감히 대견하다고 할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위상을 높여주는 게 진심으로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목표를 묻자 절대 만만치 않은,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은 꿈을 내비쳤다.
"빌보드에 또 오르는 건 사실 기대도 안 하는데, 그래도 좋은 곡을 만들어서 올라가면 좋겠어요. 또 모르는 일이잖아요. 선미라는 장르를 열심히 빚어서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꼭 보답하겠습니다."
선미는 6월 2일 폴란드, 4일 네덜란드, 6일 독일, 7일 프랑스에서 월드투어를 매듭지은 뒤 15일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을 연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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