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망치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금통위 의결문
"1분기 부진서 회복 움직임…물가 하방위험 다소 높아져"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국내경제의 성장세는 당초 예상했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내다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1.7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낸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하겠으나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통위는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경제의 전망경로에서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경기 여건을 두고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하고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소비가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위험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밝힌 정책 기조와 동일한 언급이다.
주의 깊게 살펴볼 경제환경 여건으로는 ▲ 미중 무역분쟁 ▲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 신흥시장국 금융·경제 상황 ▲ 가계부채 증가세 ▲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4월 통화정책방향 의결 때 리스크로 꼽은 '주요국과의 교역 여건'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5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 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고 신흥시장국의 환율이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가 완만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4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졌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으나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 하락 폭 축소 등으로 상승률이 0%대 중반에서 소폭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전망경로의 하방 위험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큰 폭 하락하였고 원/달러 환율은 상당폭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며,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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