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인류, 톈산산맥 넘고 고비사막 건넜을 수도

입력 2019-05-3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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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류, 톈산산맥 넘고 고비사막 건넜을 수도
獨연구팀, 홍적세 기후 지금과 달라 가능성 높다는 연구결과 내놔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나와 지금의 인도, 동남아 등 남쪽 해안을 따라 아시아로 퍼진 것으로 연구돼 있다.
중앙 아시아와 북부는 험준한 산맥과 사막에 가로막혀 초기 인류가 발을 들여놓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인류가 유라시아로 퍼진 홍적세 말기에 중앙 아시아와 북부지역의 기후가 현재와는 사뭇 달라 산맥과 사막이 장애물이 되지 않았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 지역도 인류의 주요 이동 경로로 탐구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 과학 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인류진화학 교수인 미카엘 페트라글리아 박사는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연구소(IVPP)와 진행한 공동연구에서 지금까지 경시돼온 중앙 아시아와 북부가 오히려 사람족(hominin)의 확산과 상호 접촉이 이뤄지는 주요 경로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금은 사람이 지내기 힘든 혹독한 자연 환경을 갖고있지만 과거에도 늘 그랬던 것은 아니라는 증거가 쌓이는 것이 근거가 됐다.
연구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사막에서 진행된 앞선 연구를 통해 초기 인류가 이 사막을 건넜다면 고비 사막이나 타클라마칸 사막을 못 건널 이유는 없으며 톈산산맥이나 티베트 고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고(古)기후 연구를 통해 중앙아시아 일대의 강수량과 호수 크기, 결빙지역 등에 관한 자료가 확보되면서 이 지역의 환경이 홍적세 때 극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어 인류의 이동 경로로 이용됐을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약 5만~3만년 전에 고비 사막 등에 지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려 수목이 자랄 때가 있었으며, 초기 인류가 이때 이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었다.
논문 공동저자인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 과학 연구소의 패트릭 로버츠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경로가 홍적세 때 인류의 이동로로 실제 이용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고학에서 경시됐던 지역에 인류가 존재하고 이동하며 다른 사람족과 교류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을 고려할 때 중앙아시아 사막 한가운데서 또는 깊은 산맥의 얼음 밑에서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흔적을 찾아낸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 고고학 부문 책임자인 니콜 보이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지금까지 잊힌 지역이었던 북부와 중앙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조사와 현장탐사의 자극제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년간 북부와 중앙 아시아 이동 모델에 대한 현장 확인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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