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서훈, 사퇴해야 마땅…文정권, 공무원 사회에 '야당 기피령'"
"국정원·여당, '총선용 북풍' 논의…이해찬·이인영, 靑 하명에만 목 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은 3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내년 총선에 대비한 전형적인 관권선거 행태라고 거듭 규정하고 대여 공세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울러 물밑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제1야당을 비난하는 것은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하노이회담과 관련해 북한 내 숙청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국정원장이 해야 할 일은 이러한 대북정보를 빨리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 민감한 시기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나 만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국정원장이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원장은 대북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났어도 몇 번은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라며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만큼 당연히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정상의 통화내용을 유출한 외교관이 파면된 것과 관련, "문재인 정권은 공무원 사회에 '야당 기피령'을 내린 것"이라며 "야당과 말을 섞는 공무원은 절대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것이며, 공개 처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조작과 위선, 어부지리로 집권한 이 정권은 마지막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하려고 한다"며 "총선 하루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온다고 해도 민심은 철퇴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서 원장과 양 원장, 김현경 기자는 신북풍몰이 등 관권선거를 획책하려다 발각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이 돌아오자마자 벌어진 일련의 과정들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좌파정권 100년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회동 자리에 동석한 MBC 김현경 기자를 향해 "김 기자가 2006년 발간한 에세이집을 보면 '북한 사람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어떻게 보면 한국의 경제성장은 남북이 함께 만든 것인지 모른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쯤되면 김 기자는 친북인사라고 봐도 되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만희 의원은 국정원장과 민주연구원장의 회동과 관련한 다수 의혹을 제기, "특히 국정원장은 대통령과도 독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날 서 원장은 양 원장과 최소한 50분간 독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 원장은 다른 정치인과 회동한 사실이 있다고 하는데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재 의원은 "국정원장의 처신은 대공·대테러 등 보안정보 수집 시 국내정보도 얼마든지 취득할 수 있다, 국내정치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정원장과 여당 총선전략 책임자, 북한 전문 기자가 만나 그 자리에서 총선용 북풍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채익 의원은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선거개입 의혹과 이번 서훈-양정철 회동 의혹은 너무나 판박이"라며 "대통령은 즉각 국정원장을 해임조치하고 여당 인사와 사정 기관의 만남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변인들도 일제히 논평을 내고 연일 한국당에 비판 메시지를 내놓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역공을 가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대통령이 야당 저격용 총대를 메고, 이해찬·이인영 집권여당의 두 대표는 막말 지원사격을 벌이고 있다"며 "이러고도 국회 정상화 타령이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대변인은 "사상 초유의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으로 국회를 올스톱시킨 장본인들이 사과는커녕 협박과 조롱을 하고 있다"며 "두 집권여당 수장의 모습은 오로지 청와대 하명에만 목을 맬 뿐 입법부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마저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부속기관을 자처하며 패스트트랙 강행처리에 앞장선 민주당이 이제는 '6월 국회 단독 소집'마저 언급하며 제1야당을 모욕하고 있다"며 "이 정권은 야당 탓이나 하며 선거에 대비해 국민을 편 갈라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일당 독재를 하겠다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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