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적극적 재정에 성장흐름 회복될 것"

입력 2019-05-31 13:04  

[일문일답] 이주열 "적극적 재정에 성장흐름 회복될 것"
"도소매·음식·숙박업 고용감소…최저임금 영향"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1분기 성장은 부진했으나 수출·투자 부진이 완화되고 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 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경기 성장세를 두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최저임금 적용받는 근로자 비중 높은 업종서 고용이 준 것을 보면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있다는 점을 두고는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해 보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 종전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높다.
▲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하면서 이에 따른 우려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본다. 종전 입장에 변화가 없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1분기 성장은 부진했으나 수출, 투자 부진 정도가 완화되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 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OECD(국제협력개발기구) 평가를 어떻게 보는가.
▲ 최저임금이 결과적으로 두 해에 걸쳐 29% 올랐다. 이론상으론 임금이 오르게 되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기업이 감내할 수준이라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최근 들어 보면 도소매, 음식·숙박업 업종과 같이 최저임금 적용받는 근로자 비중 높은 곳에서 고용이 줄어든 것을 보면 최저임금은 고용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 하반기 경기회복전망 여전히 유효한가. 7월 경기전망에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은
▲ 상반기에 비해서는 성장 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우려되는 상황도 있다. 대표적인 게 미중 무역분쟁이다. 여러 상황이 앞으로 한 달 내 어느 정도로 바뀔지 예측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전망에 판단해나갈 계획이다.
-- 조동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는 금리 인하 시그널로 인식될 수 있다.
▲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며 이를 금통위의 시그널로 보는 것은 무리다.
-- 금리 인하가 환율 추가 상승시키거나 오히려 안정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논의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 환율이 금리 하나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글로벌 리스크의 변화, 미중 무역분쟁 전개 양상 등 국제적인 리스크,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영향을 받는다. 또 외환시장에는 수많은 참가자가 있는데 참가 목적, 시기 등에 따라 다양한 행태를 보인다. 금리 인하 관련 논의나 기대를 두고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총재로서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했다. 현재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진단은.
▲ 금융안정 측면에서 보면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상당히 과다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에 금융 불균형 위험이 적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정부의 대출규제 효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한은이 금리를 인상했으나 시장금리는 하락하는 등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 가계부채 둔화에는 많은 정책 효과가 녹아있다. 금리정책이 가계부채나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 정부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어떻게 보는가.
▲ 경상수지를 월별로 보면 계절성을 일부 띄고 있다. 4월 배당금 지급, 관광 시즌 때 여행지급이 등이다. 월별로 보면 경상수지가 기복이 꽤 심하다.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 4월에 어떤 요인으로 인해 경상수지 흐름이 바뀐다 해도 흑자 기조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본다. 월별 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흐름, 연간지표에 주목해달라는 말씀드린다.
-- 최근 달러 강세가 외화자금에 영향 미치고 달러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외환 교환시장에서 스와프 레이트가 4월 중 하락해서 달러화 수요 우위가 강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주로 3, 4월 중에 거주자 외화예금이 큰 폭 감소함에 따라 일부 은행에서 이를 보충하기 위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또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일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최근 상황은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시장은 소수의견이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 소수의견 나오고 해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다.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됐는데 금리정책에 대한 하나의 예상이 반영됐고 수급도 반영됐다.
-- 어느 정도 기준이라면 가계부채가 안정됐다고 보는가.
▲ 가계부채 해결은 장기간의 시계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가계들이 소득이 늘어나는 범위 내에서 부채 늘려나가는 쪽으로 의사결정 하는 게 바람직하다.
-- 미 상무부에서 상계관세 도입 추진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 우리에게 어느 정도 영향 주는지 알려면 구체적인 일정, 방안이 있어야만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 미 환율보고서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요건이 강화됐다.
▲ 3가지 요건 중에서 2개를 바꿨으나 이번 요건변경은 한국은 해당 없다.
-- 정부가 추경과 같은 재정지출 확대를 꾀하는 상황인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책조합적 측면에서 통화정책도 같은 방향으로 이어져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다.
▲ 거시정책이 서로 엇박자가 나면 서로의 정책 효과 반감되고 국민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꼭 같은 시기에 똑같이 나간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 최근 한은에서 근로기준법 해소를 놓고 노사 간 충돌 있었다. 이번에 한은에서 도입하는 2주 단위 탄력근로제를 노사합의 사안으로 보는가
▲ 52시간 적용과 관련해 저희가 노사 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시행안을 만들려고 한다. 충돌이라고 했는데 노조 측과 경영 측하고는 디테일한 쪽에 들어가면 왜 이견이 없겠는가. 그 이견은 큰 방향을 흔드는 쪽이 아니고 얼마든지 양해가 되어서 의견을 같이하게 될 것이다.
-- 얼마 전 통계청장께서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수축국면이라고 판단했는데 이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뭔가. 수축기에 금리를 올린 게 된다.
▲ 통화정책은 일부 몇 개 지표를 보고 하는 게 아니다. 거시경제, 물가, 금융안정상황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라 단순히 몇 개 지표에 의한 경기국면 판단과 통화정책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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