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 위반에 사회적 물의도"…유승민·이준석·이찬열은 징계 않기로
하태경 "정치인 매너리즘 비판한 것…오해 소명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노인 비하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하 최고위원과 함께 당 윤리위에 제소된 유승민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 이찬열 의원에 대해서는 모두 징계 절차를 밟지 않기로 결정했다.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통해 "하태경 의원의 경우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점이 충분히 인정됐다"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위원들 다수가 인정해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향후 징계 절차에 대해 "규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한 뒤 준비가 되면 위원들 의견을 물어 다음 회의 때 논의하겠다"며 "다음 회의 날짜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와 관련해서는 "지금 이 단계에서 전혀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리위의 징계 수위는 제명, 당원권 정지, 당직 직위해제, 당직 직무정지, 경고 등이다. 직무정지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최고위원직 유지나 내년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바른정당계인 하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했다가 당 윤리위에 제소됐다.
이후 하 최고위원은 해당 발언을 두고 당내외 비판은 물론 '노인 비하' 논란마저 불거지자 "손 대표의 당 운영 문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틀 뒤 최고위원회의장에서는 손 대표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사죄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계는 당 윤리위가 하 최고위원을 징계절차에 회부한 것은 편파적인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당 윤리위가 하 최고위원을 징계절차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편파적 결정으로 심각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는 유승민 의원을 향해 막말을 퍼부은 이찬열 의원에겐 징계사유가 안 된다며 면죄부를 줬다"며 "과연 꼭두각시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리위 결정은 '친손무죄 반손유죄'의 논란을 일으켜 당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오늘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원내대표로서 윤리위에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하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발언의 취지는 정치인의 매너리즘을 비판한 것인데 윤리위원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윤리위 회의에 출석해 발언의 본뜻과 관련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민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하려는 당 지도부를 '문재인 정권 하수인', '민주당 2중대'에 빗대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4·3 보궐선거 당시 음주 유세를 한 의혹 등으로, 이찬열 의원은 유승민 의원을 향해 '좁쌀 정치'라고 한 발언 때문에 각각 제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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