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커피 나올까…농진청, 제주서 추위 견디는 품종 찾는다

입력 2019-06-02 06:11  

한국산 커피 나올까…농진청, 제주서 추위 견디는 품종 찾는다
국내 일부서 이미 소량 재배중…"연료비 많이 들어 생산성은 낮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국민 음료'로 떠오른 커피는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국내산 원두를 맛볼 날이 올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커피나무가 자라기에는 추운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도 잘 버틸 수 있는 내한성·고품질 커피를 개발하는 '아라비카 커피 저온적응성 계통 선발 및 재배기술 개발' 연구를 2022년까지 한다고 2일 밝혔다.
농진청은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날로 커져 수입 대체를 위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커피는 이제 기호식품을 넘어 식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가 연구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고 취지를 전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06년 253잔에서 2017년에는 그 두배인 512잔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8만8천159곳으로 6만명이 종사해 4조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위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는 1천300곳이 넘는 매장에서 연간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커피는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커피는 최고 30도 이하, 최저 5도 이상 서리와 강풍이 없는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생육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로워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빛을 막아야 하고, 겨울에는 일정 온도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이미 경기, 전남, 전북, 제주 등지의 일부 농장에서 관광·가공·판매 등의 목적으로 소량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관광과 연계할 수 있는 작목인 터에 농가의 관심도 크다고 한다.

농진청은 그러나 "커피를 재배하려면 겨울철 4∼5도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연료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국내 커피 재배를 위한 시설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아직 생산성은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제주 지역에서 총 19종류의 커피를 심어 어떤 품종이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지 연구 중이다. 연구 인력 4명이 ▲ 내한성·고품질 계통 개발 ▲ 시설 재배기술 확립 ▲ 번식 기술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커피 품종이 개발돼 한국산 커피도 본격적으로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진청은 이 외에도 커피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경규 농진청장은 "제주도 실험은 차가운 환경에서 견디는 커피 품종을 만드는 것과 나무에 적합한 시설 환경을 만드는 두 가지 연구가 핵심"이라며 "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능성을 보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은 내일의 농업을 여는 핵심 열쇠"라며 "우리나라가 곡물 강국이 되기는 어려워도 농업 기술 강국은 충분히 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상상력을 가지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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