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한 헝가리 다뉴브강 투어 선박들…"모두 허블레아니와 비슷"

입력 2019-05-31 16:12   수정 2019-05-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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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한 헝가리 다뉴브강 투어 선박들…"모두 허블레아니와 비슷"
참좋은여행 아닌 협력업체가 투어 진행…"다른 여행사도 유사한 배 써"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보경 이신영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사고가 26명의 한국인 사망·실종자를 내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다뉴브강 투어 때 탑승하는 선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 유람선인 '허블레아니'가 1949년 건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노후한 선박이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주관 여행사였던 참좋은여행이 여행업계 과열 경쟁에 따른 비용 압박으로 선령이 낮은 선박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허블레아니'를 빌린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3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업체가 외국 패키지여행 상품을 출시할 때에는 해당 여행지를 잘 아는 협력업체에 위탁해 일정을 짜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지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이런 협력업체가 여행업체를 대신해 현지의 숙소, 식당을 예약하고 현지 투어업체와도 계약하는 방식이다.
참좋은여행의 이번 발칸·동유럽 패키지투어도 마찬가지였다.
유럽 여행지를 전문으로 하는 한 국내 협력업체(랜드사)가 참좋은여행의 의뢰를 받아 헝가리 유람선 업체 '파노라마 데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블레아니는 이 '파노라마 데크'에 소속된 선박이다.
'파노라마 데크'에 대해 참좋은여행은 "현지에서 인정받는 중견 선사"라고 전했다. '파노라마 데크'는 참좋은여행 외에도 다수 한국 여행업체와 함께 유람선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에도 다른 한국 여행업체의 패키지투어 고객들이 이 회사 소속의 배를 타고 다뉴브강 야경투어를 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참좋은여행 측도 "모든 한국 여행사가 유럽 지역 (여행을) 직영으로 하지 않는다"면서 "현지 여행사 통해 여행객을 보내고, 진행을 위탁하는 형태다. 저희는 믿고 업무를 대행시킬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노라마 데크'에 대해 "현지에선 꽤 크고 유력한 회사로 파악돼 거래했다"면서 "그 회사가 현지에서 인원 규모를 보고 선박을 배정하지 저희가 따로 선박을 지정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여행업체 관계자도 연합뉴스 통화에서 "비행기 탈 때 항공사를 보지 기종이나 비행기 연식을 보진 않는다"면서 "선박도 마찬가지다. 회사와 회사의 거래이기 때문에 신뢰를 갖고 선종까진 간섭하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다뉴브강 야경투어에 동원되는 현지의 선박 대부분이 허블레아니와 비슷한 규모와 선령이라는 점이다.
헝가리에는 노후 선박의 운항을 제한하는 법 규정이 없어 선령이 70년이나 되는 허블레아니도 출항이 가능했다.
세월호 참사 후 '유도 및 도선 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30년이 넘은 선박은 운항할 수 없게 제한을 둔 한국과 다른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여행업체 관계자는 "참좋은여행만 저렴하고, 노후한 배를 쓰고 다른 여행사는 새 배를 쓰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부다페스트 현지 선박 인프라가 허블레아니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다페스트에 다양한 선사가 있는데 선사 대부분이 비슷한 선령이나 종류의 배를 통해 야경투어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행업체 관계자도 "다뉴브강은 선종이 비슷해 허블레아니 수준의 배밖에 없다"면서 "사고가 나서 선령이 입방아에 오르지만 새 배라고 사고가 나지 않았겠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여행업체들은 향후 유람선 투어의 안전규정 강화에 힘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업체의 동유럽 상품 팀장은 "사고가 난만큼 유람선 투어에 있어 안전수칙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구명조끼 착용은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명조끼 받은 적 없다"...세계적 수상 관광지 위험 / 연합뉴스 (Yonhapnews)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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