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어선 전복사고 발견 선장 "생존자 덜덜 떨며 구조 기다려"

입력 2019-05-31 17:27  

부안 어선 전복사고 발견 선장 "생존자 덜덜 떨며 구조 기다려"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거의 가라앉은 어선 밑바닥을 간신히 붙잡고 있던 한 선원이 덜덜 떨고 있더라고요."
31일 전북 부안군 위도 북쪽 9㎞ 해상에서 전복된 7.93t급 어선 덕진호를 최초로 목격한 한일호 선장 김종일(57)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업하려고 먼바다로 출항하던 김 선장은 이날 오전 5시 40분께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아직 완전히 동이 트지 않은 어스름한 바다에서 물체를 식별하기 어려워 순간 당황했지만, 평소 보지 못한 물체를 확인하려 조타기를 돌렸다.
10분가량 달려 도착한 그곳에는 뒤집힌 선박의 밑바닥만이 겨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박한 상황임을 곧바로 알아챈 김 선장은 덕진호 바로 옆에 배를 대고 이 남성을 자신의 배로 옮긴 뒤에야 그가 베트남 국적의 선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시나무 떨듯 추위를 느끼던 그는 김 선장에게 먹을 것도 요청했다고 한다.
김 선장은 몇 시간 동안 바닷바람과 싸운 듯 기력이 다한 선원에게 두꺼운 패딩점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제공했다.
이어 곧바로 어업정보통신국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20분도 채 되지 않아 잠수 장비를 실은 고무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뒤따라 경비함정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선장은 덕진호 발견 당시 상황을 해경에 설명하고 베트남 선원을 안전하게 인계했다.
그는 혹시나 도울 일이 있을까 봐 수색 작업이 이뤄지는 해역 주변을 1시간 동안이나 맴돈 뒤 다시 조업을 나갔다고 한다.

김 선장은 "사망자가 많아 안타깝다. 일찍 발견했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선원을 무사히 구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바다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고 경위가 명확히 밝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선원은 김 선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날 사고로 덕진호 선장 A(45)씨 등 3명이 사망했다.
해경은 선주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사고 선박을 인근 항구로 인양, 관계 기관과 합동 감식을 벌여 사고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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