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앞서 에네스티·에듀윌 도입…락앤락·세븐일레븐은 공동연차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중소기업계에서 주4일 근무제와 징검다리 연휴 공동연차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취약한 복지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보다 나은 복리후생으로 직원 사기를 올리고, 구직자를 끌어오는 모습이다.
최근 SK그룹 지주사가 일주일에 나흘만 근무하는 주 4일제를 격주로 도입한 가운데 이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중소기업인 에네스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 충주의 화장품업체인 에네스티는 2010년 주4일제를 처음 도입한 후 2013년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에네스티 사례는 2017년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다. 에네스티는 주4일 도입 후 회사 매출이 20% 늘었다"고 말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에네스티는 현재 온천수 제품 특허를 출원해 2014년부터 온천수 전문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주4일제 도입을 선언했다.
에듀윌은 현재 토론회 등을 통해 사전 준비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부서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에듀윌은 다음 달부터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주4일제를 시범 운영하고, 9월에는 전체 부서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2020년에는 전체 부서에 이를 적용한다는 것이 에듀윌의 목표다.
에듀윌은 "회사 내 일부 부서가 아닌 전사가 주4일제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점이 있다"면서 "부서 상황에 따라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추가 휴일을 지정하여 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밝혔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도 2017년부터 월요일 오후에 출근하는 주 4.5일제를 시작했다.
징검다리 연휴에 전 직원이 쉬도록 하는 공동 연차제도를 도입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
효성과 풀무원,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이 제도를 도입한 적은 있지만, 중소기업계에선 아직 낯선 것이 사실이다.
락앤락은 연휴와 주말 사이 낀 근무일을 공식 휴무일로 지정해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하도록 하는 '샌드위치데이 휴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제도 덕분에 직원들은 올해 현충일과 8월 광복절, 10월 개천절 총 3회의 징검다리 연휴를 쉴 수 있게 됐다. 현재 락앤락은 개인 스케줄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도 운영 중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창립 31주년을 맞아 조직문화혁신과 '워레밸'(일과 여가의 균형)을 위해 징검다리 공동연차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계획의 일환으로, 자유로운 퇴근 시간을 보장하고, 가치 없는 보고서 작성도 금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계의 '워라밸' 트렌드에 직원들은 환호하고 있다.
에듀윌이 최근 직원 7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무 강도가 높아지더라도 주 4일 근무를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95%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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